지난해 주가 폭등 국면에서도 부정적 전망을 고수하는 바람에 한국의 '미스터 둠'(비관론자)으로 불렸던 김학주(47) 전 삼성증권 리서치 센터장이 회사를 옮겨 펀드 매니저로 변신한다.
우리자산운용은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센터장을 주식운용2본부장 겸 리서치헤드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우리자산운용 이정철 대표는 "주식부문의 역량 강화를 위해 2월1일자로 김 전 센터장을 영입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센터장은 과묵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전형적인 '외유내강'의 전략가"라며 "다양한 리서치 및 투자전략 경험이 우리 회사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투자 아이디어 개발(리서치)과 투자집행(펀드 매니저) 부문의 인적 교류는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는데, 특히 리서치 부문 수장을 지낸 인물이 상당 폭의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 펀드 매니저로 전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본부장은 1989년 현대증권에 입사한 뒤 자동차 업종 분야에서 뛰어난 예측능력을 보여줬으며, 2002년부터는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운송업종 파트장과 리서치센터장 등 요직을 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성가를 높였으나, 2009년에는 시장 예측에 실패했는데도 전망을 바꾸지 않아 '독불장군'식의 처신을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펀더멘탈에 충실해야 하는 애널리스트와는 달리 매니저로서 주식을 둘러싼 복잡한 변수를 총체적으로 고려해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유망 펀드를 묻는 질문에 "펀드는 사람들의 생활양식 변화에 자유로울 수 없다"며 "새로운 수요가 계속 창출될 것으로 보이는 원자재와 대체에너지, 바이오 등이 유망 분야가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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