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과 '백조의 호수'로 대표되던 국립발레단의 레퍼토리 목록에 올해부터 '신데렐라' '레이몬다' 등 외국 안무가의 작품 4편이 추가된다. 국립발레단은 12일 "올해 정기 공연할 작품들에 대한 판권을 3~5년 혹은 영구적으로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작품을 들여와 대개 한 해만 공연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해마다 공연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최태지 단장은 "지속적인 공연으로 완성도를 높여 발레단의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300년 역사가 넘는 해외의 유수 발레단들은 작품을 여러 차례 올리며 다듬는다. 레퍼토리화는 같은 무용수라도 공연을 계속하면서 더욱 깊어지는 예술성을 엿볼 수 있으며, 새로운 무용수 버전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무가가 모두 현존하는 네 작품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클래식 발레와 더불어 세계 무대에 활발히 오르고 있는 수작이다. 테이프는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신데렐라'와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코프스키'가 끊는다. 마이요의 '신데렐라'는 기존과는 달리 신데렐라를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여성으로 표현한 작품. 에이프만의 '차이코프스키'는 차이코프스키의 불우한 내면을 상징적으로 그린다. 1~2월에는 보통 발레 공연이 없지만, 그 시기에 속하는 29~31일, 2월 4~7일로 각각 공연 날짜를 잡은 것도 이례적이다. 판권 계약 기간은 '신데렐라' 3년, '차이코프스키' 5년이다.
국립발레단의 초연작으로는 '트리플빌'(7월)과 '레이몬다'(9월)가 고정 공연을 노린다. '트리플빌'은 프랑스 안무가 롤랑 프티의 대표작 '아를르의 여인' '카르멘' '젊은이와 죽음'을 하나의 공연으로 묶은 것인데, 이 중 장 콕토가 대본을 쓴 '젊은이와 죽음'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출연한 영화 '백야'에 삽입돼 유명해진 작품.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레이몬다'는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스파르타쿠스'에 이어 국내 다섯 번째로 소개되는 그의 작품으로 한ㆍ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솔리스트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트리플빌'의 판권은 5년이며, '레이몬다'는 영구 계약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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