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사태는 극복된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미봉되고 포장되었을 뿐이다. 최근의 경제위기가 그 증거다."
한일은행 마지막 은행장이었던 이관우(64ㆍ사진)씨가 37년 금융인으로서의 역정을 담은 자서전 <장미와 훈장> (형설라이프)을 펴냈다. 창구직원에서 은행장의 자리에 오른 금융통이 생생하게 들려주는 일대기의 갈피마다 한국 금융산업의 단면들이 엿보인다. 장미와>
1962년 한일은행에 들어온 이씨는 32년 후 은행장의 꿈을 이뤘지만, 외환위기의 파고 속에서 당시 상업은행과 은행간 대형합병을 성사시킨 후 퇴임했다. 책에는 그가 은행 근무 중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와 금융실명제, 외환위기 등 시대를 강타한 경제 폭풍의 한복판에서 금융맨들이 벌였던 사투의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졌다.
이씨는 "외환 위기의 속죄양으로 여러 금융인들이 희생됐지만 법원은 2007년 나를 비롯한 시중은행장들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며 "금융위기 당시 후진들을 위해 물러났던 은행원과 그 가족들에게 이 책이 작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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