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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선의 코트속으로] 유재학 감독과 모비스는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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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선의 코트속으로] 유재학 감독과 모비스는 닮았다

입력
2010.01.1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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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47) 모비스 감독은 참 성실하다. 선수 때도 가장 먼저 훈련을 시작하고 가장 나중에 훈련을 마쳤다. 훈련이 힘들다고 인상을 찌푸리거나 요령을 피우지도 않았다.

필자가 실업 기아자동차 감독일 때 유 감독에게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기억이 있다. 유 감독은 꾸준함과 성실성으로 왜소한 체격(180㎝)을 극복하고 최고가드 자리에 올랐다.

유 감독의 이 같은 자세는 지도자로 변신한 뒤로도 변함이 없다. 어쩌면 선수 때보다 더한지도 모르겠다. 유 감독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 물론 외국인선수라고 예외일 수 없다. 유 감독은 실책에는 관대하지만 잔꾀를 부리거나 겉멋만 부리는 선수는 용납하지 않는다.

KT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비스에는 외국인을 포함해도 200㎝가 넘는 장신선수가 한 명도 없다. 물론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도 없다. 뿐만 아니라 모비스는 샐러리캡(18억원)의 66.8%만 소진한, 10개 구단을 통틀어 최저연봉 팀이다.

모비스는 득점 10걸에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대신 주전 5명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스타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고 팀플레이와 조직력을 중시한다는 증거다. 모비스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은 강한 조직력과 팀플레이 덕분이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선수는 1명밖에 뛸 수 없다. 3점슛 라인도 종전 6m25에서 6m75로 멀어졌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옵션을 가진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꾸준함과 성실성을 주문한다. 유 감독과 수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선수들은 유 감독의 스타일을 잘 안다. 모비스가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나 장신센터 없이도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다. 유 감독과 모비스는 정말 많이 닮았다.

최인선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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