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해오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핵심 기능이 세종시로 들어온다.
세종시 예정지역 내에 총 330만㎡의 규모로 과학벨트 거점지구를 조성한다는 게 교과부가 11일 내놓은 과학벨트종합계획(안)이다. 세종시를 기초원천연구와 비즈니스, 국제적 정주환경을 갖춘 과학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 필적하는 (가칭)세종국제과학원을 중심으로 한 벨트핵을 세종시와 충청권과 연결해 중부권의 성장거점인 'C(Center)벨트'로 구축하고, 이를 전국 규모의 'K(Korea)벨트'로 연결하겠다는 게 정부의 전체적인 그림이다.
기초연구 핵심은 세종국제과학원
과학벨트의 중심인 벨트핵에는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국제과학대학원, 첨단융복합연구센터 등을 포함하는 '세종국제과학원'(가칭)이 구축된다. 이를 위해 2015년까지 3조5,000억원(용지비 제외)이 투자된다.
원자보다 작은 펨토(10의 15제곱분의 1) 수준의 미시세계를 연구하는 거대과학장치인 중이온가속기는 과학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과학벨트의 핵심 시설. 우주의 근원 규명과 신물질 탐색뿐 아니라 에너지 환경 의료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과학연구원은 이를 활용해 기존 연구섹터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연구를 담당하게 된다.
연구인재는 국제과학대학원에서 배출한다. 국내외 우수 이공계 인재 1,800명이 모이는 이 대학원은 외국 명문대와 공동학위과정을 운영하고 학생들에게 연구과제 수행을 의무화한다. 첨단융복합연구센터는 이 같은 연구역량을 총집결해 세계 5위 수준의 연구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목표다.
김중현 교과부 제2차관은 "항공우주와 원자력, 핵융합, 고에너지, 거대과학처럼 앞으로 20∼30년 간 국가가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할 분야를 (세종국제과학원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 주도의 기초원천 연구에서 비즈니스 모델까지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벨트핵 주변 세종시 입지에는 연구기관이나 대학, 기업들이 들어와 벨트거점을 형성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토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조건사회연구원 등 경제인문사회 분야 정부출연연구원 13곳의 벨트거점 유치가 이미 확정됐다.
C벨트와 K벨트 연계… 특별법 통과와 예산 확보가 관건
현재 국내 최대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이 모여 있는 대덕연구단지와 생명과학 및 첨단의료 분야의 중추가 될 오송, 오창 등은 세종시와 연결돼 C벨트로 조성된다. 충청권의 기존 주요 과학산업거점들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과부의 전략이다.
C벨트가 성장한 뒤에는 기초과학연구원의 분소와 첨단융복합연구센터 연구단을 대구·울산·포항·부산 등 동남권, 천안·아산·충주·원주 등 중부권, 전주·광주 등 서남권에 분산 설치하면서 전국적인 K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골자로 한 과학벨트종합계획은 지금까지 지적돼온 자족기능과 인센티브,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 미흡이라는 세종시의 미비점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교과부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데다, 과학벨트 추진에 필요한 올해 예산 925억원도 추경이나 예비비로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 지가 결국 관건으로 남게 됐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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