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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청년 어떻게 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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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청년 어떻게 된 거 아냐?'

입력
2010.01.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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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프루브 에브리웨어'라는 사이트에서 매년 이맘때 벌이는 플래시몹- No Pants Subway Ride-의 한 장면이다. 일상의 질서를 헝클어뜨림으로써(Chaos) 기쁨(Joy)을 주고자 한다는, 올해로 9회째인 이 행사는 지난 10일 16개국 44개 지역에서 진행됐고 진앙지 뉴욕에서는 3,000여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뉴욕 지하철 안. 여성은 못마땅하다는 듯 눈을 치뜨고 있다. 앙다문 입술, 잘 여며 입은 복장, 손에는 책이 들려있다, 성경일까. 그녀가 바라보는 것은 앞에 선 사람의 얼굴이다.

부츠에 트렁크 팬티만 입고 선 남자, 어쩌면 여자. 그(그녀)가 저지르고 있는 무례에 대하여 뭔가 한 마디 해주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선 이는 자신의 일탈이 일으킨 일상의 파문, 평범함의 균열, 그리고 앉은 이의 얼굴에 담긴 불편함까지 즐기고 있을 것이다.

흑백 톤 컬러 사진의 한 복판에서, 밝음으로 서로에게 맞서는 책과 트렁크 팬티의 능청스러운 양상이 이채롭다. 소수의 악의 없는 일탈이 일상의 다수에 밀리지 않는 도시, 그러면서 함께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글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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