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일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직후 여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미세한 변화가 감지됐다.
한국일보가 이날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긴급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바람직한 세종시 성격을 묻는 질문에 '정부 수정안처럼 행정부처를 이전하지 않고 기업 대학 연구소 등을 유치해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수정안 지지 답변은 51.3%였다. '원래 계획대로 정부 행정기관 9부2처2청 등을 세종시로 이전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원안 지지 응답은 34%로 수정안과 원안의 지지율 격차는 17.3% 포인트였다.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해 12월 26, 27일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수정안(51.3%)과 원안(36.2%)의 지지율 차이는 이번 조사보다 2.2% 포인트 적었다. 이에 따라 수정안과 원안을 각각 지지하는 여론의 차이가 보름 전보다 미세하게 더 벌어진 셈이다. 하지만 오차 범위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는 없다.
수정안 발표 후 2, 3일이 지나면서 여론의 방향이 가닥 잡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론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충청권에선 원안을 지지하는 응답자가 55.4%로 수정안 지지자(32.8%)보다 22.6%포인트나 많았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원안 지지가 51.8%, 수정안 지지가 44.4%로 나타나 격차는 7.4%포인트였다. 정부의 수정안 발표 이후 오히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이 더 나빠졌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지역들 중엔 광주ㆍ전남ㆍ전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수정안 지지 여론이 원안 지지 여론보다 높았다. 서울에선 수정안 지지가 61.1%, 원안 지지가 29.7%였고, 인천ㆍ경기에서는 수정안과 원안 지지 답변이 각각 51.9%와 32%였다. 영남권 중에선 대구ㆍ경북의 수정안(45.7%)과 원안(33.9%)의 격차(11.8%포인트)가 부산ㆍ울산ㆍ경남의 수정안(61.4%)과 원안(26.7%)의 차이(34.7%포인트)보다 적은 것이 눈에 띈다. 강원ㆍ제주에선 수정안 대 원안이 63.4% 대 15.6%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남에선 원안 선호 의견이 47.8%로 수정안 지지 의견(31.2%)보다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수정안 지지 답변이 더 많았다. 수정안 지지 의견은 20대에서 58%, 40대에서 52%, 50대에서 57.3%, 60세 이상에선 49.6%에 이르렀다. 반면 30대에선 원안 지지 의견이 47.1%로 수정안 지지 의견(41.3%)보다 더 많았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평가와 관련해선 '매우 충실하다'는 답변은 6.2%, '대체로 충실하다'는 30.5%, '별로 충실하지 않다'는 25.8%, '전혀 충실하지 않다'는 13.3%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충실하지 않다'(39.1%)가 '충실하다'(36.7%)보다 조금 더 많았다. '모름ㆍ무응답'은 24.2%였다.
충청권에선 '충실하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이 49%이고 '충실하다'고 답한 사람이 27.9%였다. 광주ㆍ전남ㆍ전북(59%) 부산ㆍ울산ㆍ경남(42.9%) 등에서도 충실하지 않다는 답변이 더 많이 나왔다. 반대로 서울과 인천ㆍ경기에선 충실하다는 응답이 각각 43.2%와 41.9%로, 충실하지 않다는 답변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42.8%)와 30대(49.2%) 40대(41.1%) 사이에선 수정안이 충실하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이 더 많은 반면 50대(45.9%)와 60대(40.6%)에선 충실하다고 답변한 사람이 더 많았다.
정부의 수정안 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다'는 답변은 10.4%, '대략 알고 있다'는 45.9%였다. 결국 '알고 있다'는 응답은 모두 56.3%에 달해 '잘 모른다'(43.7%)보다 12.6% 포인트 더 많았다.
한편 정당 지지도에서는 한나라당이 32.1%, 민주당이 26%였다. 그 다음은 친박연대 4.6%, 민주노동당 2.6%, 자유선진당 2.2%, 진보신당 1.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정당 지지도에서 부동층은 28.6%였다.
최문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