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도와 육도 역사에 길이 남을 일입니다."
경기도가 행정구역은 경기도지만 생활권은 인천인 안산시 대부동 풍도와 육도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이동민원선이 11일 운항을 시작했다.
이 날 오전 11시 '경기 바다콜센터'로 명명된 이동민원선은 경기 안산시 대부동 탄도항을 출항해 50여분 뒤 직선거리로 약 20㎞ 떨어진 풍도 선착장에 닿았다. 인천으로만 연결되는 뱃길이 있는 섬에 경기도와 연결되는 정기 뱃길이 열리자 주민들은 감격에 겨워했다.
육도에 사는 김석호(65)씨는 "이제 안산시청에 민원을 처리하러 가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 들게 됐다"며 기뻐했다. 풍도의 통장인 김수연(45·여)씨는 "이제야 진정한 경기도민, 안산시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풍도에는 63가구 110여명, 육도에는 26가구 4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정부의 보조금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하루 한 차례 운항하는 왕경호가 육지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민원을 처리하려면 배로 2시간 이상 걸려 인천으로 나간 뒤 다시 육로로 안산까지 가야 해 1박2일은 기본이었다. 응급환자가 생기면 별도의 어선을 띄우는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가 투입한 이동민원선은 80톤급 도 어업지도선인 경기212호와 안산시가 보유한 18톤급 어업지도선 경기217호 등 두 척.
이 선박은 오전 10시30분에 탄도항을 떠나 풍도와 육도를 거쳐 오후 1시30분에 탄도항으로 돌아오는 왕복 항로를, 월~금요일 하루 한 차례씩 번갈아 운항한다.
환자를 이송하거나 민원서류 전달 등의 행정편의를 제공하고, 뭍으로 나오는 주민들을 태워오는 게 주 임무다.
경기도는 올해 안에 보다 빠른 50톤 급 이동민원선을 진수할 계획이다. 현 선박은 흘수(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가 4m 가까이 돼 수심이 낮은 풍도와 육도 선착장에 접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은 "경기212호가 17년 된 노후선박이라 교체할 시기가 됐다"며 "새 이동민원선 도입과 함께 방파제와 선착장 개ㆍ보수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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