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이상 이어진 13연패의 수렁. 동갑내기 방성윤과 김민수(이상 28ㆍSK)의 표정은 심각하다 못해 비장하기까지 했다.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와 포워드로 꼽히는 두 대형스타의 부진은 SK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스타군단'이 하루아침에 최약체로 무너지면서 방성윤과 김민수는 연패의 원흉이 됐다. 팀워크를 무시하고 개인 플레이에만 치중한다는 손가락질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SK 연패 탈출의 키워드는 역시 방성윤과 김민수일 수밖에 없었다. 슈팅과 돌파 능력을 겸비한 두 스타가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만 SK의 간절한 1승은 가능했다.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 나선 방성윤과 김민수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다. 방성윤은 고비마다 정확한 3점포를 쏟아냈다. 김민수는 골밑과 외곽을 오가며 전자랜드 진용을 뒤흔들었다.
SK가 근소한 리드를 이어가던 4쿼터, SK에 소나기 3점포가 쏟아졌다. 방성윤과 김민수였다. 김민수가 4쿼터 54초와 4분32초에 포문을 열었고, 방성윤이 바통을 이어받아 경기 종료 3분18초와 2분32초 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작렬했다. 모두 전자랜드의 맹렬한 추격전이 이어지던 시점이었다.
결국 SK는 전자랜드를 78-66으로 꺾고 지긋지긋한 13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달 4일 대구 오리온스전 승리 이후 무려 37일 만의 승리였다. 방성윤(24점)과 김민수(22점)는 각각 4개의 3점포를 성공시키며 감격적인 승리의 주역이 됐다.
전주에서는 홈팀 KCC가 울산 모비스를 87-71로 대파했다. 모비스가 지난해 10월24일부터 이어온 KBL 역대 원정경기 최다연승 기록은 14연승에서 중단됐다. 모비스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부산 KT에 선두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창원 LG는 대구 오리온스를 85-8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올시즌 LG에 4전 전패를 당한 오리온스는 8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이날 승리한 SK에 9위 자리를 허용, 최하위로 떨어졌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