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355일 만인 9일 철거민 희생자들에 대한 장례식이 엄수됐다. 장례식은 장소를 옮겨가며 발인식과 영결식, 노제, 하관식 순으로 진행됐다.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 이뤄진 발인식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유가족들의 오열과 애도 속에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철거민 희생자 5명의 시신이 병원 밖으로 운구될 때마다 검은 상복을 입은 유가족들은 흐느끼며 그 뒤를 따랐다.
발인식에 참석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힘들었고 고통스러웠을 텐데 이제나마 조금은 평안해졌으며 좋겠다"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영결식은 낮 12시 서울역광장에서 시민 5,000여명(장례위 추산, 경찰추산 2,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약력, 경과보고와 조사, 조시, 진혼무, 유가족 인사, 분향, 헌화 순으로 2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씨는 "지난 1년 동안 국민 여러분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했다.
영결식에는 한명숙ㆍ이해찬 전 총리, 민노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민주당 정동영 의원, 문정현 신부 등이 참석했다.
영결식을 마친 유족과 시민들은 내리는 눈을 맞으며 운구행렬을 따라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앞까지 약 3km 구간을 걸어서 이동했다. 오후 5시가 넘어 시작된 노제는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송경동 시인은 "남일당 저 건물을 보라/ 저 파란 눈의 집을 보아라/ 우리가 저기서 모두 불탔다 …"라며 조시로 읊었다.
노제를 끝으로 오후 8시께 장지인 경기 마석 모란공원에 도착한 운구행렬은 하관식을 끝으로 장례식을 모두 마쳤다. 유가족들은 관을 땅에 묻는 것을 지켜보며 "잘 가" "잘 있어"란 말로 가족을 떠나 보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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