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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계 이 사람] <5> 배우 장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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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계 이 사람] <5> 배우 장영남

입력
2010.01.1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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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영남씨(37)는 한국적인 언어와 몸짓을 추구하는 연극공동체에서 배우 생활을시작했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극단 목화 단원으로도 활동했으니 영락없는 '오태석 사단'이다. 지난해 '너무 놀라지 마라'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것은 절반의 진실이다. 31세 이후 그는 영화와 TV로 옮겨와 '애자' '불신지옥' '헨젤과 그레텔' '별순검 시즌2' '태양의 여자' 등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니 "명품 조연"이란 수식이 자연스레 붙어다닌다. 바로 또 다른 절반이다. 연극은 22세 때부터, 영화는 31세 때부터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마음먹고 영화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양수겸장이다.

_ 극단 목화에서 TV와 영화까지, 실험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변신이 인상적이다.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 듯한 폭넓은 운신의 의미는.

"개인의 경험 폭을 넓힌다는 의미가 크다. 이같은 행보는 계속해 가겠다."

_ 배우로서 본인을 지탱시켜 주는 힘은 어디 있나. 본령은 어딘가.

"연극이다. 내 고향이고, 하면 할수록 어렵고 두려운 곳이다. 연극은 내 뿌리다. 나를 들뜨지 않게 해준다. 의상이나 소품 등을 함께 준비하는 데서 느끼는 공동 노동의 즐거움이 크다. 지금도 목화에 일 있을 때마다 간다. 설령 참석 못 할 일이 생기더라도 직접 인사하고 양해를 구한다."

_ 가장 의미 있었던 작품을 꼽는다면.

"목화에서 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독하게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를 키운 계기였다. 단원을 하나로 묶어주는 오태석 선생님에게 감사드린다."

_ 자신에 대한 평가는.

"나는 키와 발성에 콤플렉스가 많은 배우다. 그러나 콤플렉스는 곧 내 자산이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했다. 찬사는 물거품이다. 지난해는 영화를 많이 하면서 연극에 소홀했던 게 죄스러웠다."

_ 영화의 주연은 언제쯤 맡게 될 것 같나.

"조연에 거는 희망이 크다. 독특한 배역에의 기대다. 영화 '불신지옥'은 그래서 내게 중요하다. 삶에의 집착이 강한 암 환자 수경역을 맡아 2주 동안 집중적으로 작업했는데, 강한 캐릭터에다 비정상적인 목소리가 내게 잘 맞았다. 덕분에 엽기적 인물로 좀 알려진 셈이다."

_ 연극에서 쌓은 내공으로 명품 조연이 됐다는 항간의 말이 껄끄럽지는 않은가.

"연기자는 주인공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인공이 더 잘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이끌어주는 역할로 인정받았다는 뜻이기에 자존심 상하는 말이 아니다. 욕심 부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욕심은 나를 망친다. 지금 나는 돌고 도는 이치를 터득하는 과정에 있다."

_ 연극 대 비연극의 출연 비율 같은 것을 정해 놓았나. 광고도 나갈 것인가.

"이제 막 영화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광고는 지난해 처음 했는데,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_ 목화와는 정반대의, 사실적이며 노골적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는 왜 출연했나. 자기선언 같은 것이었나.

"31세 때 목화를 나와 프리로 4년째 있을 때 출연 제의가 들어온 작품이다. 배우로서 고여 있지 않고 성장, 진보하는 나를 확인하고 싶었다. 출연 제의를 받고 망설이기만 하는 내가 미워서, 모험하는 심정으로 나갔다. 그 작품은 매번 공연마다 나를 낭떠러지로 몰았다."

_ 극단 골목길의 '너무 놀라지 마라'는 지난해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연기상까지 안겨줬다.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나.

"한태숙, 이성열, 김광보 등 목화 밖 다양한 연출가들과의 작업이 박근형 연출을 만나 결실을 맺은 것이다. 내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기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소극적, 내성적 성격에다 이상한 억양의 말투 같은 내 고민거리가 연출가 특유의 작업 방식 덕에 해결되는 경험을 한 것은 진정 큰 행운이다. 그로 인해 과장된 연기에서 해방됐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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