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에도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들간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지난 8일 친이계인 정태근, 김용태 의원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판하고 친박계가 이를 반박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먼저 공세를 편 쪽은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날 배포한 공개 서한에서 "박 전 대표는 2002년 2월 당시 이회창 총재 체제를 제왕적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난하면서 정당보다는 나라가 우선이라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박 전 대표 주변의 중진의원들이 세종시 문제에 대해 나름 소신을 피력했는데, 그때마다 그들의 입장에 쐐기를 박았다"며 "박 전 대표는 과거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는 세간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의
주장은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은 뒤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나왔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곧바로 정 의원을 맞받아쳤다. 이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소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정두언 정태근 김용태 의원이 릴레이로 박 전 대표 인신비방에 나서는 것은 분명한 의도와 배후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한쪽에서는 설득 운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입에 못 담을 비난전을 펼치는 것은 저급한 정치놀음이고 없어져야 할 구태정치"라고 반박했다.
친박계인 구상찬 의원도 반격에 가세했다. 구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이야 말로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하지 않고 민주주의 기본마저 부정하는 시류영합적 내용"이라며 "내가 하면 백년대계의 애국이고 (다른 사람이) 반대하면 사리사욕이라는 과거 좌파정권의 이분법적 흑백 논리가 전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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