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대가 열린 프로배구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한국배구의 메카' 장충체육관은 그 동안 숨죽여 있었다. 94년 대통령배 전국남녀배구대회 이후 성인배구는 장충체육관을 떠났다. 또 2005년 출범한 프로배구가 서울 연고구단 없이 출범한 탓에 그 동안 성인배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다만 중립경기로 올림픽공원 펜싱체육관에서 종종 열렸을 뿐이다. 하지만 올 시즌 첫 서울 연고구단이 생기면서 10일 열린 우리캐피탈과 LIG손해보험전은 서울이 배구의 중심으로 다시 떠오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우리캐피탈이 첫 홈 개막전을 치른 이날 4,397명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 서울의 배구열기 부활에 불을 지폈다.
'장충세대'의 배구인들도 서울배구의 재도약을 반겼다. 장충체육관에서 숱하게 경기를 해왔던 김남성 우리캐피탈 감독은 "우리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서울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진솔하고 선진적인 빠른 배구를 선보이겠다"고 설레는 기분을 표현했다. 김남성 감독은 성균관대 지휘봉을 잡고 실업팀들의 콧대를 꺾는 돌풍을 장충체육관에서 종종 연출하곤 했다.
이성희 GS칼텍스 감독도 잊을 수 없는 추억과 기대감을 밝혔다. 고려증권 시절 명세터로 활약했던 이 감독은 "선수 시절 마지막으로 우승한 게 1992년 슈퍼리그다. 당시 현대자동차써비스와 결승전에서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쓴 적이 있다"며 "정든 고향에 돌아온 만큼 서울배구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이날 서울배구시대 개막을 맞아 다양한 행사도 마련돼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인기가수 아이비의 축하공연무대와 한울소리 대북공연이 경기 전 분위기를 달궜고, 장외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솜사탕과 페이스페인팅 이벤트가 열려 경기장은 북적북적 댔다.
이날 경기에서는 LIG손보가 우리캐피탈을 3-0(25-22 25-23 25-21)으로 제압했다. 이어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GS칼텍스가 3-0(27-25 25-23 30-28)으로 도로공사를 꺾고 8연패 부진의 늪에서 벗어났다.
한편 수원에서는 KEPCO45가 신협상무를 3-0(25-22 25-20 25-19)으로 물리쳤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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