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1월 출범한 비상경제정부체제의 1년 활동을 점검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간담회가 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렸다.
당정청 관계자들과 중소기업인, 주한 외국상공인과 일반 서민 등 참석자 80여명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 각오를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정부가 국민을, 국민이 정부를 상호 신뢰함으로써 우리는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는 대결하면 안 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으로 서로 협력해야 잘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부는 행동으로 정책을 펴 나가지, 인기전략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면서 "욕을 먹더라도 미래를 위한 일은 해야 한다"고 말해 최근 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논쟁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아직 민간기업의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 민간이 올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경제가 달려있다"고 기업의 선제적 투자를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통령이 현장에서 만났던 서민과 소상공인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 금융민원센터에서 열린 제16차 비상경제대책 회의 당시 이 대통령에게 사채 피해를 호소했던 대구 김밥집 여주인 최모씨는 "그때 월이자만 900만원이 들어갔는데 지금은 100만원도 안 들어간다"면서 "이 대통령이 지금도 편지와 선물도 보내줘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울먹이며 "이 대통령을 만난 4월 30일을 생일로 정하고 싶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눈물을 훔쳤고 장내는 숙연해졌다.
제6차 회의에서 딸이 청와대로 보낸 편지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전화상담을 했던 인천의 김모씨는 "딸이 대통령의 어린 시절과 우리 가정이 비슷하고, 자기 성격도 대통령과 같아서 자기는 꼭 성공할 것이라고 한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또 최극렬 전국상인연합회장은 "대기업이 소매상 시장까지 침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선진국은 소상인 보호 정책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그런 게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해 1월 비상경제대책회의 첫 회의가 열린 이래 그간 41차례 회의를 여는 동안 우리 경제는 빠르게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기간 동안 주가, 금리, 환율 등 금융지표는 큰 폭으로 호전됐고 지난해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410억달러)를 달성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주택건설은 다소 부진했으나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는 서서히 개선되고 있고, 복지지표를 보면 최저빈곤층의 증가세도 둔화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사진=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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