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이클의 간판' 장선재(26ㆍ대한지적공사)는 욕심이 많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때 3관왕(개인추발 4㎞, 단체추발, 메디슨)에 올랐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장선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뛰고 은퇴할 계획인데 앞으로 금메달 4,5개는 더 목에 걸고 싶다"고 힘줘 말한다.
장선재는 지난달 소속팀 동료들과 함께 강원 양양캠프에서 땀을 흘렸다. 지난 4일 제주로 이동한 장선재는 이달 20일께 두 달간 호주로 대표팀 전지훈련을 떠난다. 호주에서 돌아오면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해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4년 전 월등한 실력으로 금메달을 3개나 걸었던 장선재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개최국인 중국이 장선재의 '전공' 가운데 하나인 메디슨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은 아시안게임을 겨냥해서 사이클에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베이징의 한, 광저우에서 푼다
장선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아시아에서는 '넘버 1'이지만 세계무대와는 격차가 있었다. "올림픽에 못 나갔을 때 정신적으로 방황했었어요. 한동안 자전거 타기가 싫었어요." 낙천적인 성격의 장선재지만 '올림픽 후유증'은 생각보다 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장선재는 다시 3관왕에 도전한다. 개인추발 4㎞, 단체추발은 4년 전과 같고 이번에는 메디슨 대신 포인트레이스를 추가할 생각이다. 중국의 텃세와 상승세가 무섭긴 하지만 '평소대로'만 하면 최소 2개, 최대 3개도 무리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영원한 아마추어
구리 동화중 1학년 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장선재. 그는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영원한' 아마추어를 다짐했다. 많은 선수들이 나이를 먹으면 경륜으로 전환하지만 장선재는 "이성열 사장님을 비롯한 회사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걱정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다른 길은 생각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전거를 타지 않는 날 장선재는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는다. 오디오 볼륨을 높인 채 고속도로를 달리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장선재는 도하에서 3관왕을 이룬 뒤 아버지를 졸라 승용차 한 대를 구입했다.
▲금메달 10개를 위해 뛰는 삼부자
장선재는 사이클 가족으로 유명하다. 아버지 장윤호(49) 감독과 동생 장찬재(21)도 대한지적공사 소속이다. 장 감독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100㎞ 도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 감독은 "선재와 찬재가 앞으로 6개를 더 보태면 삼부자가 10개를 채우게 된다"고 했다.
장찬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개인 도로부문에 출전해서 메달권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장찬재는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지만 그래도 광저우에 가면 시상대에 서봐야 하지 않겠냐"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트랙으로 종목을 전환해서 금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트랙·도로·산악으로 구분
▲사이클 종목은
사이클은 전용경기장인 벨로드롬에서 하는 트랙종목과 포장된 도로를 달리는 도로종목, 산악코스에서 펼쳐지는 마운틴바이크, BMX(Bicycle Motocross) 종목으로 크게 나뉜다. 장선재의 주종목인 개인추발 4㎞, 단체추발, 메디슨, 포인트레이스는 모두 트랙종목이다. 개인추발 4㎞는 육상으로 비유하면 800m, 포인트레이스는 1만m에 해당한다. 메디슨은 포인트레이스와 방식이 비슷하지만 2명이 교대로 50㎞를 주파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양양=글ㆍ사진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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