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은 민주당 바이런 도건(노스다코타)과 크리스토퍼 도드(코네티컷ㆍ금융위원장) 두 상원의원이 5, 6일 잇따라 올해 11월 중간선거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한 데 큰 충격을 받았다. 전혀 예상 못했던 데다 두 의원의 의정경력이 합쳐 46년에 이를 만큼 민주당의 간판이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두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에게 크게 밀려 있어 민주당이 세대교체로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도 하지만, 백악관은 이들의 사퇴가 민주당 불출마 도미노를 촉발하고 중간선거 비관론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두 의원 외에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원내대표도 지역구 여론이 심상찮고,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의 지역구인 일리노이와 델라웨어에서도 마땅한 후보자가 없어 민주당 상원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기대주였던 빌 리터 콜로라도 주지사가 승산이 없다며 재선을 포기했고, 미시건주 주지사 후보로 유력시돼온 존 체리 부지사도 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미 하원에서는 11명이 출마를 포기했고, 공화당으로 이적하는 의원마저 나와 민주당은 중간선거 필패론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불출마 도미노는 11월 중간선거 뿐 아니라 백악관의 각종 개혁법안 추진에도 악재다. 민주당 중도성향 의원들은 지역구 여론때문에 건강보험 개혁 추진 등에서 발을 빼거나 아예 공화당에 동조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때문에 상ㆍ하원 단일안 마련에 들어간 민주당 건보개혁안이 의외의 강한 당내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금융규제, 아프간 증파 등에서도 민주당이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공화당도 켄터키 등 4개주 상원의원이 불출마를 선언, 부담이 적지 않지만 대선 때 오바마로 기울었던 '스윙스테이트(민주, 공화 어느 쪽도 우세를 점하지 못하는 주)'가 보수로 급속히 바뀌고 있어 고무돼있다.
이 와중에 갤럽이 실시한 올해 첫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는 50%에 턱걸이, 임기 2년차 대통령으로는 로널드 레이건(49%) 다음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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