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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평 '쁘띠 프랑스' 호숫가에 퍼지는 오르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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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평 '쁘띠 프랑스' 호숫가에 퍼지는 오르골 소리…

입력
2010.01.0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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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을에도 눈이 내렸다.

경기 가평의 북한강변에 이국적인 마을 '쁘띠 프랑스'가 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던 곳이다. 인근 남이섬과 연계해 한류 드라마 투어에 나선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청평호 옆으로 난 환상의 드라이브길을 따라 프랑스 마을로 향했다. 아름다운 겨울 호수를 차창에 달고 가는 길이다.

호숫가 언덕 위에 올라앉은 쁘띠 프랑스. 예쁘게 생긴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지어졌다. 하얀 벽면의 건물들은 흰 눈을 이고 있었고 뒤편의 설산과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루었다. 갑자기 비행기를 타고 남부 프랑스의 한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이다.

미끄러운 눈길에도 불구하고 쁘띠 프랑스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왔다. 모두들 한 손에 디카나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어대느라 정신이 없다.

쁘띠 프랑스의 건물 곳곳엔 어린왕자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어린왕자 테마파크'에 온 느낌이다. 천진난만한 표정의 어린왕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술 마시는 자신이 부끄러워 계속 술을 마신다는 술주정뱅이, 지리학자, 여우 등 동화 속 캐릭터들이 그림이나 조형물로 이곳 저곳을 장식하고 있다. 2층으로 꾸며진 생텍쥐페리 기념관에선 어린왕자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드라마 속 지휘자 사무실이다. 배우 김명민의 체취를 기억하고 있는 책상이나 의자 등 집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쁘띠 프랑스는 개원 1주년을 맞아 최근 리노베이션을 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신은 종탑 '쁘띠 클로슈'다. 사랑을 테마로 한 그림이 그려진 방들을 지나 종탑 꼭대기에 오르면 창가에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한 예쁘장한 종이 걸려있다. 연인들은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이 종을 치며 사랑을 맹세한다.

마을 뒤편으로 이어진'어린왕자 길'이란 트레킹 코스도 마련했다지만 눈이 많이 싸여 가보진 못했다.

쁘띠 프랑스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오르골 하우스였다. 100년 이상 된 오르골이 전시돼 있는 이곳엔 한 시간 간격으로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오르골 연주가 진행된다.

턴테이블보다 큰 골동품 오르골들은 여전히 맑고 아름다운 음색을 간직하고 있다. 보석함 등 작은 선물에 설치됐던 오르골에만 익숙했던 귀에는 옛 오르골의 풍부한 음색은 하나의 악기라기 보다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을 전해줬다.

예전 유럽사람들은 교회 종소리를 듣고 시간을 가늠했다고 한다. 기계 시계가 발명되고 시계탑이 세워지자 시계 장인들은 자동으로 종소리를 내는 장치를 고안했다.

그래서 나온 게 오르골이라고 한다. 자동으로 종소리를 내던 오르골은 점차 멜로디를 연주하게 됐고 웬만한 악기 부럽지 않은 음악을 연주하게 된 것이다.

쁘띠 프랑스 입장료는 대인 8,000원, 대학생 7,000원, 청소년 6,000원, 소인 5,000원이다. 숙박을 원할 경우 2인실, 4인실, 10인실 등 방마다 요금이 다르다. 6만6,000원부터 30만원까지. www.pfcamp.com (031)584-8200

가평=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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