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Inca)는 무슨 뜻이죠?"
"저요, '태양의 아들' 요." "아냐, '응가' 요!"
까르륵 숨 넘어가는 소리가 박물관 천장을 경쾌하게 두드린다. '태양의 아들-잉카'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표정이다.
겨울방학은 학기 중 수업을 따라가느라 제쳐놓았던 역사문화 체험학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기간. 방학숙제로 체험학습 활동서를 제출하는 학교도 많다 보니 유명 전시가 열리는 행사장마다 팀을 이룬 지도교사와 초등학생들이 줄을 선다. 아이와 겨울방학에 가볼만한 체험학습전시를 소개한다.
태양의 아들-잉카전, 제3세계 문명의 찬란함 알릴 기회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태양의 아들-잉카'전은 올 겨울 가족이 함께 볼만한 전시로 단연 손꼽힌다. 20세기 세계 3대 고고학적 발견으로 꼽히며 국내엔 처음 소개되는 시판왕 무덤 출토 황금유물 41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알려진 공중도시 마추픽추에서 출토된 잉카 유물 23점 등 351점에 달하는 국보급 전시물의 면면도 화려하다.
무엇보다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제3세계 문명의 찬란함과 문명의 충돌이 야기한 세계사의 재편 등 다양한 관점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
세계에서 유일한 앉아 있는 미라는 고대이집트의 미라 기법과 남아메리카의 미라 기법과의 차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기회이고, 나스카 문명이 탄생시킨 지상회화는 외계인 제작설 등 흥미로운 요소와 함께 설명해주면 고고학적 상상력을 넓혀 주는 기회도 될 수 있다.
또 황금빛 찬란한 문명을 일궜던 잉카가 스페인의 피사로 장군에 의해 멸망하는 과정은 서구 식민제국주의를 설명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매일 오전 9시반, 11시반 어린이 대상 무료 도슨트(전시설명) 교육도 실시하는 만큼 학습효과를 높이고 싶다면 참가할 만 하다. 예약 없이 선착순 100명만 강좌에 참여할 수 있다. 3월28일까지.
월드스타체험전- 위대한 인물의 꿈을 키울 기회
스포츠스타 박지성과 홍명보, 발명왕 에디슨과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 만화영화 주인공 슈렉과 피오나 등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스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면?
실물은 아니지만 실물과 똑같이 제작된 밀랍인형들이 청소년들을 꿈의 세계로 초대한다. 서울 코엑스에서 2월15일까지 열리는 월드스타체험전이다.
모두 120여점으로 구성된 밀랍인형 전시는 초중고생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연예 스포츠계 스타를 비롯, 정치인과 발명가 종교인 예술가 등 각계를 망라한다.
밀랍인형은 일벌의 분비물을 이용해 100%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지며 제작기간만 1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국내 소개되는 인형들은 미국 최초, 최대 밀랍인형박물관인 무비랜드 소장품들이 중심이며 일부 국내 스타들은 한국에서 추가 제작됐다.
전시작들은 차려 자세가 아닌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다 유리 케이스 없이 전시돼 관람객들이 사진촬영 시 실제 스타와 사진을 찍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어린 관객들을 위해 스타들이 성공에 이르기까지 흘린 땀과 열정, 감동 스토리를 담은 영상을 제작 상영,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배우는 기회가 되도록 배려했다.
■ 엄마 아빠 함께 예습·복습하면 효과 100배
체험학습이 붐을 이루면서 겨울방학이면 유명 전시를 찾는 사설 프로그램들이 성업이다. 그러나 회당 3만5,000원~5만원에 이르는 등록비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이럴 때는 엄마표 가족체험학습에 나서보자. 온라인 정보를 이용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학습효과는 물론 가족나들이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1. 체험 프로그램을 선택한다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 포털, 또는 학원에서 보내는 체험학습 프로그램 전단 등을 참고해 방학기간 참관할 전시를 선택한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느끼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전시 내용을 엄마가 미리 둘러본다
온라인을 통하거나 사전답사를 통해 해당 전시의 주제 및 대표적인 전시물, 꼭 설명해줘야 할 포인트 등을 사전 체크한다.
3. 체험학습지를 만든다
온라인을 통해 해당 전시의 주제와 연관된 자료를 찾아 A4용지로 사전, 사후 각각 1장 분량의 간단한 학습지를 만든다. 사전학습지는 전시 주제를 쓰고 다양한 사진자료를 붙여 시각적으로 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4. 사후학습은 필수다
사전 학습지가 흥미 유발용이라면 사후 학습은 관람을 통해 쌓은 지식을 확인하고 다지기 위한 것이다. 간단한 시험지 형식으로 만든다.
대표적인 전시물들의 사진을 넣고 이름을 맞추게 하거나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를 질문하는 식. 간식을 먹으며 관람내용에 대해 토론을 유도하는 것도 좋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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