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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81> 행복한 자립을 꿈꾸는 다니엘복지원의 양용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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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81> 행복한 자립을 꿈꾸는 다니엘복지원의 양용천군

입력
2010.01.0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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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지능지수(IQ) 70 이하를 의미하는 3급 지적 장애인으로, 서울 내곡동의 다니엘복지원에서 생활하는 양용천(18)군은 봉사활동을 나온 대상㈜ 직원과 농구를 하고 있었다.

"형처럼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형처럼? 회사원이 되고 싶은 거니?" "회사가 뭔데?" "형이 일하는 곳, 장동건이 TV에서 광고하는 것 못 봤어? 거기가 형이 다니는 회사야. 형처럼 회사에 들어가려면 우선 대학에 가야지."

9년간 이 복지원에서만 생활한 양군은 그 때 처음 '직업'과 '사회생활'의 의미를 어렴풋이 접할 수 있었다. 변화의 시작이었다.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옷을 입은 '대상의 형들처럼' 한 사람의 직업인이 되겠다는 생각은 대학 진학이라는 원대한 꿈으로 이어졌다.

"도덕, 사회는 합격했어요. 둘 다 95점 맞았어요. 그런데 국어, 과학, 수학, 영어는 다시 시험을 봐야 해요. 수학은 너무 어려워요."

고입검정고시를 거쳐 꼭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양군은 요즘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언젠가 복지원 생활을 정리하고 넓은 세상과 마주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한 '자립의 꿈'을 위한 과정인 까닭이다.

그는 부모의 이혼 후 복지원 생활을 시작했다. 어머니는 소식이 두절되고 아버지는 정신질환을 앓게 된 즈음이었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하반신이 불편한 장애인이 된 여동생과 함께 할아버지에게 맡겨졌다. 할아버지의 생계 수단은 고물 수집이 다였기에 생활은 넉넉지 않았다.

그렇게 복지원에 들어오게 된 양군이건만 다시 세상과 부딪쳐 제 힘으로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뷰에 동석한 최명업 다니엘복지원 대외협력팀장은 "복지원의 생활은 단체생활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아무리 자유롭게 놓아 줘도 약간의 구속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교사들이 외출할 때 부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바깥세상을 향한 동경심이 비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복지원에 수용된 6세 이상의 경증장애인은 모두 100명. 이들은 생활에 큰 불편이 없지만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복지원 내에도 학교가 있지만 특수학교 수학 경력은 인정해주지 않는 대학이 많다. 결국 양군의 대학 진학의 결심은 일반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각오를 동반하는 일이다. 복지원에서 양군을 포함한 단 8명만이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양군이 이처럼 힘든 일을 결심한 이유는 대상 등 기업체 자원봉사자들과의 만남과 더불어 댄스 동아리 활동 덕분이기도 했다.

'다니엘 보이즈'라는 비보이 클럽 회원인 그는 매주 3회 각 2시간씩 춤 연습을 한다. 후원자들과 함께 하는 송년회 등에서는 정기 공연도 선보인다. "공연이 끝나면 나만 빼고 다른 친구들에게만 사진 찍자고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양군은 "그래도 공연이 끝나고 박수를 받을 때면 나도 사람들에게 뭔가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실 그가 대학 자립을 꿈꾸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남양주시에 따로 떨어져 살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여동생과 한 집에 살고 싶어서다. 가족과는 지난 한 해 단 네 번 만났다. 그는 복지원에서 편히 지내는 자신과 달리 조부모의 생활 형편이 여유롭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여동생과는 전화로 늘 다투곤 하지만, '의사가 되고 싶다'는 동생의 꿈만은 꼭 이뤄주고 싶다고 했다. 공부를 하고, 대학진학을 결심한 이유도 이런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그는 매일 복지원 도서관의 불을 밤 10~11시까지 밝혀 가며 지금도 공부에 열중이다.

양군의 꿈은 특수학교의 체육선생님이다. 직장인의 카테고리 안에서도 몸을 잘 쓰는 자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군은 요즘 춤과 공부에 이어 반드시 익혀야 항목에 요리를 하나 더 추가했다. 대상에서 소외 청소년을 대상으로 요리경연대회를 열어 자격증 취득 등의 학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어서다. 양군은 자격증을 따는 그 자체보다 여기서 배우게 될 수많은 요리를 자신이 직접 할 수 있게 되리라는 사실에 무척 끌린다고 한다. "우리 식구들에게 맛있는 것 많이 만들어 줄 수 있잖아요. 오므라이스 같은 거요."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으로 대답을 이어가던 양군은 "네 실력으로 시험 잘 볼 수 있겠어?"라는 지나가던 교사의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저 머리 안 나빠요. 열심히 공부해서 동생도 책임지고 보살펴 줄 거예요. 대상의 형들이 저를 보살펴 준 것처럼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 대상의 사회공헌 활동

2006년 3월 사회공헌팀 신설로 본격화한 대상㈜의 사회공헌활동은 '나눌수록 맛있는 행복'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임직원이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을 의식하는 것은 물론, 자원봉사와 기부릴레이, 바자회 등을 자발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우선 40여개 팀으로 꾸린 청정원 사회봉사단은 월 1회 이상 장애인, 아동, 노인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급식과 시설방문 등의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급여의 일부(우수리)를 모으거나, 만원기부릴레이, 개인 포상금 기부 등 다양한 방식의 임직원 자율모금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안정적인 혈액수급 및 범국민 헌혈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매년 휴가철에 '휴가 전 헌혈 먼저' 캠페인를 주최하여, 전 그룹 계열사가 동참해 헌혈캠페인 주간을 선포하고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와 함께 전국 각 사업장에서 헌혈을 실시하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헌혈증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량 기증하여 더불어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전사 차원의 기탁 활동은 1998년부터 계속해 온 푸드뱅크 지원이다. 어려운 이웃과 음식을 나누는 푸드뱅크 사업에 연간 약 15억원, 현재까지 총120억원 상당의 제품을 지원해 왔다. 매년 11월에는 대상FNF, 웰라이프 등 그룹 계열사와 함께 '사랑 나눔 바자회'를 연다. 수익금은 한국녹색문화재단에 기부, 저소득층 어린이와 장애인의 생활지원금으로 활용한다. 또 매년 12월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25만원 상당(소비자가 기준)의 제품으로 선물 꾸러미를 제작해 빈곤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청정원의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세트' 행사를 연다.

이런 공로로 2004년 제5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서는 '국민포장'을, 지난해 제10회 사회복지의날 기념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수여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또 하나 대상의 사회공헌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사가 매년 진행하는 '청정숲 체험캠프'다. 소외계층이 청정숲의 깨끗한 자연환경 체험과 문화활동을 즐기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4월에는 한국녹색문화재단과 함께 청계천 광장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묘목 2만그루를 나눠 주는 식목일 기념사업을 펼치며, 전직원이 사회복지시설에 나무를 심는 식목행사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대상의 사회공헌활동이다. 영화축제인 '청룡영화상'을 1회부터 지난해 30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다. 이를 통해 한국 영화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우수 영화인의 발굴, 양성을 통하여 창작활동 활성화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게 회사측의 자평이다. 전주소리축제, 중앙국악관현악단, 민중자서전 등 우리 문화 전통의 소리와 문화를 보호하는 사업 시행에도 앞장서 2001년에는 전주대사습놀이 보존을 도운 공로로 메세나 협회로부터 창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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