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미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에 대해 정보기관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취임 이후 특정사안에 대해 관련 부처를 꾸짖는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20개 안보관련 부처로부터 사건 경위를 보고받은 뒤 TV 연설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정보가 있었다”며 ‘정보 관리와 공유의 실패’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어 “정보가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다”며 “이는 용납할 수도, 참을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5번째 TV 연설을 한 오바마 대통령의 표정은 침통했다. 또 과거와는 달리 배석자가 없어 비장감을 더했다. 앞서 백악관 관리들은 90분 동안의 안보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 발언을 자세히 공개했다. 백악관 비공개 회의 내용의 브리핑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안보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책임을 져야 할 기관을 특정하지도,강화된 공항 검색 외에 추가 보안조치를 제시하지도 않았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데니스 블레어 국가정보국장,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장,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 등 3개 핵심 안보 수장들에 대해 “여전히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들은 이는 인책이 우선이 아님을 보여주려는 것일 뿐 조만간 문제가 드러난 정보기관에 대한 쇄신책과 함께 새 보안조치가 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에서는 주도권 싸움을 벌여온 국가정보국과 중앙정보국을 분명한 지휘계통으로 묶는 체계 재편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논란에 빠진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해 “관타나모는 알 카에다가 조직원을 모으는 선전도구”라며 폐쇄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체 198명 중 절반 가까운 90여명의 예멘 출신 수감자들에 대해서는 예정했던 본국 송환을 중단한다고 밝혀 관타나모 폐쇄에 대한 의회의 부정적 기류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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