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삼성 신화를 쓰겠습니다."
최지성(59ㆍ사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생존을 걱정해야 했던 위기에서 벗어난 삼성전자는 올해 모든 제품이 세계 전 지역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역동적인 경영을 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사실상 공격경영을 천명한 셈이다.
최 대표가 이날 혁신적인 공격경영을 키워드로 내세운 배경은 지난 한해 거둔 실적 향상과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대내외 환경이다. 그는 "곧 4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있겠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시장 개척을 부르짖으며 야심 차게 출시했던 발광다이오드(LED) TV는 지난 한해 동안 6,000억원을 벌어들였고, 세계 최대시장으로 일컬어지는 북미 지역에선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7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 시장에서 삼성 TV는 2위 업체와의 간격을 두 배 이상 벌렸고, 삼성 애니콜은 6분기(2009년3분기 기준)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TV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휴대폰 실적도 기대 이상이다. 최 대표는 "2009년도에 휴대폰에서 상당한 이익을 올렸다"며 "지난해 초 휴대폰 사업 계획으로 제시했던 '트리플 투' 목표치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트리플 투'는 '2억대 판매량 돌파와 세계 시장 점유율 20% 차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초과'를 말한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특별사면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최 대표는 "이 전 회장은 오늘의 삼성을 있게 한 원동력"이라며 "(이 전 회장이) 부족한 것을 메워 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는 더 자유롭게 회장을 모시고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에서도 "전략적 포커스(집중)를 하려면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 전 회장의 복귀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펼쳤다. 최 대표는 "올 상반기에 거래선에 공급할 제품 협상을 연말에 거의 마무리 했다"며 "협상 결과에 비춰볼 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분기 전망은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향후 삼성전자가 뻗어나갈 잠재 성장 부분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지난해 경기침체가 가장 심했던 미국에서조차 (삼성전자의) 천덕꾸러기로 여겨졌던 세탁기 판매가 140%, 냉장고 사업에선 70%의 성장을 각각 기록했다"며 "이런 결과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제때 공급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반증으로, 삼성전자에겐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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