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수도권 택지 지역우선공급 비율… 청약전략 어떻게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적용하는 지역우선공급 비율 개편으로 서울과 수도권 등 거주지역에 따라 청약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청약가능 대상 확대로 당첨확률이 높아진 수도권 주민은 희색인 반면, 서울 지역 청약예정자는 울상을 짓는 형국이다.

종전에는 서울에서 공급되는 택지지구 물량의 100%, 경기와 인천은 공급 물량의 30%를 해당 지역 거주민들에게 우선 공급해 왔지만 앞으로는 서울지역 우선 공급 비율이 절반인 50%로 낮아지고, 경기와 인천지역 우선공급 비중은 지금보다 20%포인트 더 늘어난 50%까지 확대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경기ㆍ인천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당첨기회가 늘어난 서울ㆍ수도권 청약을 공략할 것을 주문했다. 또 상대적으로 당첨 확률이 낮아진 서울지역 거주자들은 지역우선 보다는 바뀐 특별공급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기존 거래 시장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수도권 가입자는 지역 우선을 노려라

경기도와 인천 거주자들은 청약통장을 쓸 수 있는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진 만큼, 장기ㆍ고액 납입자들이라면 서울이나 수도권 유망 택지물량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

이번 제도 변경으로 서울에서 66만㎡ 이상으로 개발되는 택지지구의 분양 주택은 50%가 수도권 거주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서울 진입의 길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재개발이나 뉴타운,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공급되는 경우에는 '지역우선공급'을 적용 받지 못하지만, 알짜 단지로 손꼽히는 위례 신도시나 보금자리주택 2차 사전예약에는 바뀐 지역우선공급 비율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그동안 사실상 서울 청약기회가 없었던 경기ㆍ인천지역 주민 가운데 청약통장 납입액이 높은 수요자들은 위례신도시나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청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서울 거주자는 수도권과 청약 외 매물에도 관심을

상대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서울 거주자는 수도권 공급이나 경매, 재개발ㆍ재건축 지분 등 청약 외 매물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울 거주민은 지역우선공급 물량이 기존 100%에서 50%로 크게 줄었고 인천ㆍ경기 지역에서도 우선청약 물량 비율이 기존 70%에서 50%로 각각 낮아져 당첨 가능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한다면 서울을 고집하기보다는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청약 범위를 넓혀 경기나 인천 등지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며 "신규 분양에 집착하기 보다는 낙폭이 큰 경매 물건이나 재개발ㆍ재건축 지분 매입 등 다양한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줄어든 특별공급을 뚫어라

지역 우선공급 비율이 바뀌면서 '우선ㆍ특별공급' 제도도 특별공급으로 통일되고 비율도 ▦공공주택은 기존 70%에서 63%로 ▦민영주택은 43%에서 23%로 각각 줄어 들었다.

반면 청약 대상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좁아진 특별공급을 뚫기 위한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실제로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의 경우 임신 중이거나 자녀 입양 부부에게도 청약자격을 주는 바람에 청약 대상자는 늘었지만, 민간아파트에 대한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은 오히려 30%에서 10%로 줄었다.

그러나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 아파트의 면적이 기존 전용 60㎡(18평) 이하에서 전용 85㎡(25평) 이하로 확대된 점을 잘 이용하면, 상황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영진 이사는 "민간 아파트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중이 줄었지만 면적 기준이 완화돼 오히려 특별공급 가구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입지와 주택형 등을 고려해 청약전략을 수립하면 의외로 당첨 기회를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넓어진 생애최초 특별공급 기회를 잡아라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기회가 확대되는 점도 반드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받으려면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80% 이하여야 가능했지만, 그 비율이 평균소득의 100%까지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주택자면서 주택을 구입한 적이 없다면 소득내역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3자녀ㆍ노부모 부양ㆍ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밀리는 무주택 세대주라면 소득요건이 완화된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선회하는 등 유연한 청약 전략을 세우는 것이 당첨 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어떤 경우든 청약통장 가입은 필수 조건이므로, 미가입자라면 서둘러 통장에 가입해야 한다. 청약제도가 바뀌면서 앞으로는 종전과 달리 철거민과 장애인 외에는 모든 특별공급 청약시 청약저축 통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