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샤' 세일 기간에 엄청 구입했습니다! '자연공화국'에서 수분 크림 샀어요. '그 얼굴 가게'의 마스크팩 괜찮네요."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암호 같은 구매 후기다. 브랜드나 상품명을 애칭으로 부르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등장한 현상이다.
6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저가 화장품 선발 브랜드인 미샤는 소비자 사이에 '가격 대비 효능이 훈훈하다'는 뜻으로 '훈샤'로 통한다.
같은 카테고리의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한글로 풀어 쓴 형태인 '그 얼굴 가게'로, 네이처리퍼블릭은 '자연공화국'으로 불린다. 소비자발(發) 애칭이 유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화장품업계뿐 아니라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은 제품의 경우 소비자의 호감이 애칭으로 나타나는 일이 흔하다. TV드라마 '미남이시네요'의 주인공 태경이 사용했던 삼성전자의 MP3 옙 아몰레드 M1은 '태경이 MP3'로 인기를 얻었다.
한독약품의 액상형 여드름 치료제 '크레오신 티'는 여드름을 바르는 모습을 표현한 의성어 '톡톡'이 CM송에 활용되면서 '톡톡이' 또는 '여드름 톡톡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물론 이런 애칭 만들기의 진원지는 인터넷이다. 주요 인터넷쇼핑몰은 이미 업계의 특성이나 발음의 편리성에 따라 설탕몰(CJmall), 기름몰(GSshop), 감기몰(Hmall)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
최근 디지털일안반사식(DSLR)카메라 사용자가 늘면서 네티즌들은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출시단계에서 애칭을 붙이는 것이 유행할 정도다.
이 같은 소비자의 애칭 선호 현상은 기업의 마케팅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로봇청소기 'VC-RA84V'는 소비자 체험기 때문에 '탱고'라는 애칭으로 출시된 케이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로봇청소기 체험단이 '동글이' '우렁이' 등 애칭을 붙이고, 충전 과정을 '동글이 밥을 줬다'고 의인화하는 데서 힌트를 얻어 '탱고를 추듯 움직이며 청소한다'는 의미의 '탱고'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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