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안의 화제는 단연 영화배우 김혜수(40)-유해진(41)의 커플 선언이다. 팬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인 듯싶다. 인터넷에선 "안 어울린다", "남성에게 희망을 준다" 등 외모의 차이를 지적하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두 사람의 만남을 만화영화 <미녀와 야수> 에 비유하는 등 패러디 작품도 넘쳐난다. 이해는 간다. 김혜수가 누군가. 도도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로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연예계 최고의 엣지녀가 아니던가. 그런 섹시 스타가 코믹한 역을 주로 맡아온 '소박한' 외모의 배우를 사랑하게 된 까닭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미녀와>
▦ "겉모습이 촌스러운 것은 용서가 되지만 마인드가 촌스러운 것은 용서할 수 없다." 김혜수가 과거 인터뷰에서 이상형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그녀가 '외모'가 아닌 '머리'를 더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유해진은 독서를 많이 하고 문학과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ㆍ유 커플의 등장이 '이변'이 아니라는 사실은 과학으로도 입증된다.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팀은 지능지수(IQ)가 높은 남자일수록 건강한 정자가 더 많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여성들은 잘 생기지 않았어도 머리 좋은 남성들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 미국의 저명한 인구학자 필립 롱맨이 쓴 <텅 빈 요람> 은 여성들이 똑똑한 남성을 선호하는 게 저출산의 주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여성들은 '낮춰서 결혼'하는 것을 꺼리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공고히 해줄 상대를 찾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는 '결혼할 만하지 않은 남자들'이 넘쳐나는 게 현실이다. 남아의 학업성취도가 여아에 비해 떨어지면서 여성들이 머리 좋은 이성을 만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스페인에서는 18~21세 여성의 40%가 학교에 다니지만 남성은 그 비율이 28%에 불과하다. 텅>
▦ 최근 일본에는 결혼을 기피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기생충 독신자'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형적인 기생충 독신자는 명품으로 몸을 휘감은 채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젊은 직장 여성들인데, 일본 청년들이 자신감과 패기가 부족해 매력 없게 비치는 게 문제라고 한다. 경인년 새해를 맞아 각국 정부는 여성들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똑똑한 남성 만들기'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남성들이여! 김혜수처럼 예쁜 여성을 낚으려면, 이제 외모에 헛돈 쓰지 말고 부지런히 책을 읽자.
고재학 논설위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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