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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겨울 치질? 술자리·찬공기로 환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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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겨울 치질? 술자리·찬공기로 환자 늘어

입력
2010.01.0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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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장 많이 입원하는 질환은? 병이 아닌 분만을 제외하면 치질 환자가 가장 많다. 한 해 21만5,400여 명(지난해 기준)이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 특히 겨울철에 환자가 20~30% 늘어나 '겨울 치질'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대장항문전문 대항병원이 2005~2009년 치질 수술을 받은 3만6,5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겨울철(12~2월)에 수술 받은 환자가 31.2%(1만1,377명)로 봄철(3~5월) 23.9%, 여름철(6~8월) 23.7%, 가을철(9~11월) 21.3%보다 훨씬 많았다.

겨울에 치질 수술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실내외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찬 공기로 인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도 치질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대변볼 때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오래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복부에 힘을 많이 주는 골프와 자전거타기 역도 씨름 등과 같은 운동을 과도하게 해도 발병한다. 또한, 너무 오래 앉아 낚시나 화투ㆍ포커, 장시간 운전, 술을 마시는 경우, 변비와 설사, 간경화증 등이 있어도 생긴다.

과도한 술자리ㆍ찬 공기가 주범

우리가 음식물을 먹으면 소화 시작에서 변을 볼 때까지 4시간 정도 걸린다. 최종 단계는 항문이며 항문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바로 직장이다. 직장은 대변이 우리 몸에서 바깥으로 빠져나가게 해주는 미닫이문과 같다. 이 부위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질환이 바로 치질이다. 치질은 아래쪽 직장과 항문의 정맥 혈관이 늘어난 상태다. 치질은 출혈과 가려움, 통증을 일으키는데 보통 아침에 변기에 앉아 힘을 주다가 그 압력에 정맥이 늘어나면서 생긴다.

치질이 술자리가 잦은 겨울철에 빈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갑자기 확장되면서 약해진다. 과도하게 늘어난 정맥에는 혈전(혈액 찌꺼기가 뭉친 것)이 생기게 되는데 혈전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와 치질이 된다. 겨울 치질은 갑자기 생겨서 '급성 혈전성 치핵'이라고 부른다. 일부에선 차가운 곳에 오래 앉아 있으면 겨울 치질이 심해진다고 말하지만 확실히 증명되지 않았다.

최성일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외과 교수는 "겨울 치질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은 과음한 뒤 병원을 찾는다"며 "평소 치질 증상이 있으면 혈관이 비교적 약한 상태이므로 금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핵 밀어 넣을 정도면 수술해야

치질은 엄밀히 '치핵'을 말하는 것이다. 치핵은 대부분 내치핵(90~95%)이며 외치핵은 치핵의 5~10%다. 내치핵은 정도에 따라 1~4도로 분류하며 출혈은 있지만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으면 1도, 변을 볼 때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오지만 변을 본 뒤 자연히 항문 안으로 되돌아가는 정도를 2도, 항문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치핵을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야만 항문 안으로 들어가는 정도를 3도, 흔히 탈홍으로 불리며 치핵을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도 항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내치핵을 4도로 분류하고 있다.

치질 치료는 치핵의 이탈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선호 구원항문외과 원장은 "정도가 심하지 않은 1~2도 내치핵은 온수좌욕과 약물치료, 식이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정도가 심한 3~4도 내치핵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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