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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정보원이 테러범이라는 증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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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정보원이 테러범이라는 증거 없다"

입력
2010.01.0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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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말 이중스파이였을까, 아니면 범인으로 포장된 또 한 명의 희생자일 뿐인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프가니스탄 CIA지부 자살폭탄테러의 범인으로 지목된 요르단 출신 의사 후맘 칼릴 아부 무달 알 발라위(36)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6일 CBS방송, AP통신 등은 미 전 고위 관료의 증언을 인용, 발라위가 CIA에 제공한 정보는 대부분 허위였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미군은 발라위의 정보로 무인정찰기를 이용해 많은 알 카에다 지도부를 사살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발라위가 친미로 전향한 척 한 알 카에다의 이중스파이였다는 미국의 발표대로라면, 그는 이중스파이로 활동하기 위해 미국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준 셈이다. 이번 테러는 CIA로서는 근 십여년간 최악으로 꼽히지만 앞서 알 카에다가 그 대가로 지도부 다수의 희생을 감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과 공조하는 요르단 정부가 "발라위가 테러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도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요르단 관료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고, "탈레반 웹사이트는 한 아프간인이 범인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발라위에게 정보를 듣기 위해 CIA 아프간 지부장 등 총 14명이 대거 집결한 정황도 정보원 접촉시 1~2명이 움직이는 CIA의 관행과 배치된다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발라위의 가족들도 그의 정체를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과 두 딸을 터키에 두고 있는 발라위는 친인척들에게 "미국에 가기 위해 터키에서 의학 공부를 더 하겠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위해 의료 활동을 해온 독실한 이슬람신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이처럼 의문투성이의 상황 때문에, 발라위가 실제 이중스파이였을 가능성 외에 알 카에다의 협박으로 테러를 감행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 범인은 따로 있지만 낱낱이 밝힐 수 없는 내막 때문에 발라위를 범인으로 발표했다는 시나리오 등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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