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으로 암의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5일 “전남대 의대 민정준(사진) 교수팀이 독성을 100만배 약화시킨 살모넬라균을 이용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암 연구 분야의 국제학술지 <캔서 리서치> 1월호에 실린다.
연구팀은 독성을 줄인 살모넬라균의 유전자를 조작해 세포를 녹이는 치료용 단백질(사이토라이신A)을 암 조직에서만 생산해내도록 만들었다. 이 균을 대장암에 걸린 쥐에 주입한 결과 암세포가 파괴되고 다른 조직으로의 전이도 억제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이 살모넬라균에서 빛을 내는 발광유전자를 활성화시켰다. 이 덕분에 균이 암세포를 찾아가 파괴하는 과정을 영상기기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암 치료 물질에 발광 기능을 부여해 치료와 영상진단을 겸하는 기술은 현재 세계 암 연구학계의 최대 관심사다.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is)을 합성한 ‘테라그노시스(Theragnosis)’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민 교수는 “세균을 이용한 테라그노시스 기술이 국제학계에 공식 보고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세균이 암세포에 도착하면 원격조종으로 치료용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설계해 다른 정상 장기의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5년 동안 추가 동물실험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다음 실제 사람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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