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도시 기능 마비 사태까지 초래했던 이번 폭설 사태를 계기로 현재 제설 장비와 대응 시스템을 외국 선진 도시에 준하는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전환키로 했다.
서울시는 5일 오세훈 시장 주재로 긴급 제설대책 회의를 열고 최근 국지적이고 집중적인 폭설에 대비해 기존의 낙후됐던 제설 매뉴얼을 선진 도시 수준에 맞춰 재정비하고, 제설 장비도 대폭 보강키로 했다.
현재 시와 25개 자치구는 총 1,213대의 제설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염화칼슘 살포와 제설을 병행하는 고성능 장비는 외국산 유니목 차량 40대와 국산 다목적 차량 77대뿐이다. 나머지는 청소차에 부착하는 제설용 삽날(183개)과 염화칼슘 살포기(797대)라 이번처럼 기록적 폭설에 대응하기는 역부족이다.
이에 반해 눈이 많이 내리는 주요 선진국의 도시들은 대규모 첨단 제설 장비와 함께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제설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모스크바는 도로에 쌓인 눈을 밀어내면서 트럭에 곧바로 옮겨 싣는 컨베이어 벨트 차량 등 3,000여 대의 제설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삿포로(?幌)도 눈을 치우는 차량, 도로면을 고르는 차량, 눈 운반 차량 등 다양한 제설 장비를 갖추고 있다.
영국은 주요 도로에 센서가 설치돼 노면 상태에 따라 제설 대책이 적시에 이뤄지도록 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독일 베를린 등 해외 도시 중에는 민간 업체에 제설 작업을 맡기는 곳도 있다. 뉴욕은 눈이 도로에 쌓이면 제설 차량이 곳곳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눈을 도로 가장자리로 밀어내면서 제설제를 살포한다.
반면 서울시는 적설량이 3㎝ 미만일 때는 제설제를 뿌리고, 3~10㎝에는 밀어내기 작업과 제설제 살포를 병행한다. 10㎝ 이상 와야 눈을 실어 나른다.
시는 이 같은 외국 도시의 사례를 비교 분석해 제설 장비 확보 방안과 제설 대응 체계, 민간 기업 협력 방안 등을 담은 새로운 제설 매뉴얼을 마련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눈이 잦은 외국 도시처럼 장비를 과다하게 도입하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앞으로 폭설이 와도 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외국 사례를 반영해 효율적 제설 대응 매뉴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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