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적응력을 키워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에 도착한 '허정무호'에 떨어진 지상과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2010년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공 루스텐버그에 입성해 고지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해발 1,250m의 루스텐버그는 새해 첫 해외 전훈지이자 월드컵 기간 중 대표팀의 베이스캠프가 차려질 지역이다. 오는 15일까지 남아공에서 전훈을 실시하는 대표팀에게 과연 어떤 방법이 고지대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최선의 길인지 전문가의 조언을 토대로 살펴봤다.
고지 적응을 위한 적정 기간을 3~4주로 본 체육과학연구원의 정동식 수석연구원은 고도에 따른 상태 변화부터 풀어나갔다. 정 박사는 "고도가 올라가면 산소가 차지하는 부분압력(분압)이 낮아져 산소 섭취능력이 떨어진다"며 고지 적응에 대한 근본적인 어려움을 설명했다.
고도 100m가 올라갈수록 산소 분압은 1.13%가 줄어들고 대표팀이 훈련을 펼치는 루스텐버그에서는 산소 섭취능력이 3% 이상 줄어들게 된다. 14일 현지 프로팀인 베이 유나이티드FC와 친선경기를 가지는 곳이자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본선 2차전이 열리는 요하네스버그의 사커 시티는 고도가 1,753m에 달한다. 1,750m의 고지대는 산소 섭취능력이 8% 이상 떨어지기 때문에 5분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정 박사는 최선의 고지대 적응법으로 고강도 훈련 속에서의 '짧은 인터벌, 여유로운 휴식'을 권했다. 정 박사는 "고지대에서 강훈련을 해야만 경기에서 필요한 스피드가 발휘될 수 있다. 만약 힘들다고 스피드를 늦추면 고지대 훈련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당부했다.
그는 고지대 적응에 대한 체력 훈련 시에는 장거리 훈련보다 20m, 50m 등의 인터벌이 짧은 단거리 위주의 방법이 효과가 높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스피드가 줄어들지 않도록 구간의 텀마다 휴식시간을 평소보다 1.5배 더 주는 것을 권했다. 대표팀의 고지 적응 훈련에도 조언을 건넸던 정 박사는 "고지대에서 힘들다고 스피드가 늘어지면 자칫 습관이 돼 막상 경기에서 필요한 스피드와 파워가 떨어질 수 있다"며 고강도 훈련을 주문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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