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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새해 한국경제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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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새해 한국경제의 과제

입력
2010.01.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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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사회와 경제가 새해에 마주할 과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은 우리의 의지와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는 거의 1세기 만의 혹독한 세계 금융위기를 맞아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을 잘 견뎌내었다. 외환위기를 겪은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아 맞은 이번 금융위기는 힘겨운 시련이었으나 우리 경제의 저력을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건전하고 투명한 정책 펴야

세계 경제가 허덕이는 와중에 우리 경제는 가장 먼저 활력을 되찾기 시작한 몇 나라 중의 하나였다. 위기를 완전히 극복한 것은 아니지만, 지나온 경로는 신속한 회복 가능성을 보여준다. 사실 경기하강 국면은 잘 이용하면 경제 체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평상시 어려운 구조조정이 경기침체 때는 가능하다. 이러한 청소 효과를 잘 활용해야 한다.

새해 우리사회와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들은 무척 많다. 우선 금융위기에 대처하느라 불가피했던 확장적 재정정책과 저금리정책으로부터의 출구전략을 언제 시행하느냐가 정책당국의 당면과제이다. 또 기업과 투자자들의 큰 관심사이다. 교육과 주택 문제 등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하는 과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경기회복 조짐에도 개선되지 않는 고용 문제와 갈수록 어려운 서민생활 대책도 시급하다. 노동 현장의 대립도 이제는 보다 상생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세종시 계획수정과 4대강 사업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과제도 많은 정치ㆍ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는 어려운 문제들이다.

올해 가장 큰 국가적 이벤트인 6월 지방선거와 11월 G20 정상회담은 앞서 언급한 모든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두 가지 이벤트는 비록 1회성이지만, 정부의 역량과 정책의 건전성을 시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6월 지방선거는 정부와 여당이 펼쳐 온 정책에 대한 중간 평가의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정권 주체들은 우선 이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대중적 인기에 영합할 유인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편익보다 비용이 큰 정책일지라도 단기적으로 인기를 끌어올리는데 유리하다면 채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G20 정상회담 역시 세계무대에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대접 받는가를 시험하는 기회가 되므로 무리를 해서라도 허세를 부릴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시험을 앞두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학창시절 당일치기 시험 공부가 궁극적인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체계적인 공부계획을 세워 뒤처지는 과목 없이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최종적인 성공을 달성하는 데 훨씬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체득한 지혜이다.

한층 성숙한 경제로 도약을

새해 우리 경제의 과제에는 당장 시급한 일과 중장기적 과제가 섞여 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은 단순하고 투명한 정책 수립과 시행으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불투명한 정책은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정책 당국에 영향을 미치려 시도할 유인을 제공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종적으로 시행되는 정책의 내용을 불확실하게 하여 그 효과를 감소시킨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보여주었듯이 상당한 위기대응 능력을 갖고 있다. 원칙에 입각한 정부 정책과 이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뒤따른다면 새해 우리 경제는 한층 성숙하고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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