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집권 3년차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한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미래의 비전과 실천 의지를 잘 담았다"며 높은 점수를 줬으나 야당들은 "자화자찬과 추상적 계획으로 가득한 연설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와 희망의 역사를 열어가자는 진심과 따뜻함이 묻어난 호소"라며 "글로벌 외교 강화 등 3대 국정기조를 실천하려는 의지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선사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도 매달 정기적으로 자원봉사의 날을 정해 국민 목소리를 더욱 가까이서 듣고 외롭고 어려운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국민 속으로 다가가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몽준 대표도 이날 당 사무처 시무식에서 "대통령께서 3대 국정운용기조, 5대 핵심과제 등 국정현안을 잘 정리하셨다"며 "4대강 사업ㆍ세종시 추진 등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도 차질 없이 잘 진행하면서 집권당으로서 장기적인 국가발전 계획도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생고에 시달리는 서민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겠다는 계획은 전혀 발견할 수 없고 일자리 창출, 사교육비 절감 등 민생 대책의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며 "그동안 해오던 정책을 나열한 것 말고는 새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고 혹평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신년 연설의 대북정책 분야에 대해 "한마디로 실망"이라며 "구체적인 것 없이 추상적인 내용만 나열했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연설"이라며 "실현 가능하지 않은 말들만 나열했을 뿐 가장 중요한 국치 100년에 대한 반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청와대측이 제안한 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을 사실상 거부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대표가 제안하고 야당 대표가 수용한 3자 회동을 대통령이 거절한 것이 불과 열흘 전 일"이라며 "당시는 논의할 내용이 많았는데 지금은 (예산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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