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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형우 "막걸리 먹고 방황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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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형우 "막걸리 먹고 방황 끝내"

입력
2010.01.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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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스쿨] 최형우 전주고 시절스승에게 잡혀 첫 음주… 다음날 일어나 얼떨결 야구 재개

개인훈련 기간을 맞아 모교인 전주고 후배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형우(27ㆍ삼성)는 요즘도 숙소 건물을 볼 때마다 '막걸리 사건'이 떠오른다.

때는 최형우가 까까머리 고등학교 1학년생이었던 1999년. 중학교에서 야구깨나 한다며 전주고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에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최형우는 "왜 청소년기 때 다들 그럴 때 있잖아요. 이상하게 야구하기도 싫고 혼나는 것도 싫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결국 최형우는 '사고'를 치고 만다. 야구를 그만둘 생각으로 학교 담장을 넘어 탈출을 감행한 것. 전주시 외곽을 떠돌던 최형우는 딱히 갈 데가 없어 친구 집에 숨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최영상 감독에게 발각되고 만다.

최 감독은 최형우를 조용히 숙소 2층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최 감독은 혼을 내기는커녕 "야구 안 해도 좋으니까 선생님이랑 막걸리나 한 잔 하자"며 막걸리 4병을 사오라고 시켰다.

최형우 인생의 첫 음주 경험이었다. 최형우는 31일 "끝까지 야구 안 하겠다고 버텼어요. 그런데 딱 4잔을 비우고 나니 취기가 돌면서 바로 잠들었죠"라고 말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최형우는 숙소에서 동료들과 함께 얌전히 누워 있었다. 최 감독은 곧바로 선수들을 집합시킨 뒤 "형우 해장이나 해주자"라며 콩나물국밥집으로 데려갔다. 그렇게 동료들과 아침식사까지 하고 난 최형우는 얼떨결에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누구나 한 번씩 겪는 청소년기의 방황은 그렇게 '싱겁게' 끝이 나고 말았다. 최형우는 "막걸리와 콩나물국밥이 지금의 최형우를 있게 한 '은인'이나 다름없습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전국체전 우승 두번… 박경완 배출

▲전주고는

최영상 감독이 이끄는 전주고는 1977년 창단돼 꾸준한 성적을 올려왔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979년과 2006년 두 차례 전국체전 우승을 거머쥐었고 1985년 황금사자기 우승, 1997년 대붕기 우승을 일궈냈다.

전주고는 박경완 김원형 박정권 박현준(이상 SK)과 최형우(삼성) 신용운(KIA) 조진호(전 삼성) 등을 배출했다.

허재원기자 hooah@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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