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브랜드 전략의 모토는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친숙한 금융'이다. 올해 은행 설립 111주년을 맞는 상징적인 해인 만큼 민족 전통은행으로서의 자부심을 고객과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우리은행의 네이밍 전략에도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은행 대표 상품에 친숙하면서도 상품 고유의 특징을 살릴 수 이름을 넣어 우리은행의 브랜드를 강화한 것이다.
대표적인 게 일명 '과일 시리즈'. 상품명에 과일 이름을 넣어 이미지 개선에 나선 것으로, 다양한 과일의 풍부한 맛처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만들어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이름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와 수수료 감면, 포인트 적립, 제휴사 할인 등 혜택을 담아 고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장에서는 친숙한 과일 이름을 통한 감성적 마케팅으로 우리은행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우리은행의 네이밍 전략은 단순히 듣기에만 좋은 과일 이름만 차용하기보다 상품의 특성을 압축적으로 나타낸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게 오렌지정기예금. 은행권 최초의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예금으로 CD금리 변동 폭에 따라 이자를 주는 예금이다. 영문자 CD가 반쪽을 자른 오렌지 이미지와 비슷하고, 금리 상승기에는 오렌지 맛처럼 상큼한 이자혜택을 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체리 예ㆍ적금통장도 마찬가지. 빨간색 체리의 앙증맞고 귀여운 이미지는 여성전용 상품을 상징하고, 통장 한 개를 이용하는 것보다 통장과 적금, 적금과 대출 등 여러 상품을 동시에 이용하면 수수료 감면혜택이 지속된다는 의미인 '체리(遞利ㆍ 점점 더 이로워짐) 기능'을 강조해 인기를 끌었다. 호두통장도 효도를 하는 상품이라는 뜻으로, 한자어 '孝(효)'와 영어인 'Do(실행하다)'를 합쳐, 이를 변용해 만든 것이다.
최칠암 개인영업전략부문 부행장은 "우리은행을 대표하면서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금융상품을 통해 상품의 인지도 뿐 아니라 고객 만족도를 높여왔다"며 "민족은행이라는 전통성에 친근함을 더한 상품을 통해 우리은행의 브랜드를 강화해 가겠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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