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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맞대결… 산소탱크의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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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맞대결… 산소탱크의 판정승

입력
2010.01.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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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의 주축 미드필더들이 200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피날레 무대에서 '태극 전사 맞대결'을 펼쳤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조원희(위건 애슬레틱)는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09~10 EPL 20라운드 경기에 각각 선발 출전,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그라운드에서 맞섰다. EPL에서 한국 선수들간 맞대결이 펼쳐진 것은 이영표가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하던 2007년 12월 설기현(풀럼)과 대결한 후 2년 만이고 올시즌 들어서는 처음이다.

희비는 엇갈렸다. 박지성이 4-4-2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소나기 골을 몰아치며 5-0으로 승리, 14승1무5패(승점 43)로 선두 첼시(승점 45)에 바짝 따라 붙었다. 반면 조원희가 4-5-1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위건은 수비진 붕괴로 대패, 5승4무10패(승점 19)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박지성과 조원희에게는 의미 있는 풀타임 출전이다.

박지성은 4개월만에 EPL 경기에 풀타임 출전하며 주전 경쟁 전망을 밝혔다. 지난 28일 헐시티전에 교체 출전했던 박지성이 3일 만에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것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골과 도움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박지성은 폭넓은 움직임으로 최전방에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제공했다. 전반 43분 미드필드 중앙을 돌파해 오른쪽에서 쇄도하던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슈팅을 이끌어냈고, 후반 1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웨인 루니의 발리슛으로 마무리된 '킬 패스'를 찔러줬다.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 스포츠는 '날카로움을 되찾았다'는 코멘트와 함께 7점의 높은 평점으로 박지성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EPL 입성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조원희는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팀 전체의 부진과 맞물려 크게 눈에 띄는 플레이를 보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90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을 갖기에 충분하다. 조원희는 올시즌 세 차례 교체 출전에 그치며 철저히 벤치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퇴출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박지성은 10일 오전 버밍엄과의 원정경기, 조원희는 9일 오후 애스턴 빌라와 홈 경기에서 각각 2010년 첫 출전을 노린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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