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해 온라인 유통업계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5.8% 신장한 24조2,000억원에 이른다. 2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백화점을 압도하는 수치다. 대형마트에 이은 2위의 유통 업태가 되는 셈. 그 중 TV홈쇼핑업계는 지난해 사명 변경까지 감행하며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 나서 온 노력을 바탕으로 당당히 그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홈쇼핑'이라는 업태명을 버리는 파격을 선택한 업체는 CJ오쇼핑(www.CJmall.com)이다. 5개 홈쇼핑사 중 처음으로 지난 5월 브랜드를 'CJ홈쇼핑'에서 'CJ오쇼핑'으로 바꿨다. "CJ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되 'O'라는 새로운 요소로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면서도, 달라진 이름에서 비롯되는 소비자 인식의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했다"는 게 박영암 상무의 설명이다.
회사측은 CJ오쇼핑으로 브랜드를 바꾼 이후 위상과 향후 성장활력 지수가 모두 높아졌다고판단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사명을 바꾼 지 3개월 만인 8월 중순부터 한 달간 고객조사전문기관 리서치 인터내셔널에 의뢰해 25~4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했다.
CJ홈쇼핑 시절, 대다수의 고객이 '친근하다' '대중적이다' 등의 이미지가 연상된다고 꼽은 것과 달리 '새롭다' '젊다' '세련됐다' 등을 연상 이미지로 대답한 고객이 전체 응답자의 60% 이상이었다. 남성 고객의 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요소다.
하지만 새로운 이미지가 무조건적인 브랜드 제고를 담보하는 것은 아닐 터. CJ오쇼핑은 지난해 사명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 변화를 줬다. 우선 '한국형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는 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효재', '정성찬', '오브로', '셀렙샵' 등의 독점 브랜드를 론칭해 고객의 호응을 얻었다.
또 '우리 진짜 결혼했어요', '리얼 뷰티 쇼', '오키친'처럼 그간 TV홈쇼핑에서 볼 수 없었던 토크쇼 형식을 가미한 새로운 포맷을 선보이기도 했다.
CJ오쇼핑은 특히 지난해 12월 24일 ㈜오리온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온미디어의 지분 55.2%를 4,345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 미디어에 쇼핑을 접목한 컨버전스 모델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온미디어는 TV홈쇼핑의 주 고객인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OCN, 캐치온을 비롯해 온게임넷, 바둑TV, 투니버스 등 다양한 장르의 10개 채널을 보유한 대형 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이자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다.
마케팅 활동은 '라이프스타일 쇼퍼'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기본으로 했다. 고객 접점을 확대해 브랜드를 언제 어디서나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에 주력, 사옥을 활용한 신규 사명 론칭 파티, 고객 바자회 등을 열기도 했다.
7월부터는 의류, 패션잡화, 화장품 등의 상품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쇼룸형 버스'오쇼핑 리모'를 운행하고 있다. 품목수는 20~30종 정도로, 리모가 찾아가는 지역이나 고객 특성에 맞게 조정한다.
상위 2%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오 브이아이피 클럽'도 지난해 신설됐다. 문화 강좌, 공연 참여 혜택 등을 제공함으로써 쇼핑 이상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CJ오쇼핑은 올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베이커리 교실, 발레강좌, 뷰티 클래스, VIP 영화 시사회 등으로 고객들을 만났다.
앞으로는 지방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10일 부산 고객 행사를 시작으로 대구, 대전, 광주 등지에서 우수 고객 초청 행사를 진행, 또는 준비 중이다.
이해선 대표는 "CJ오쇼핑의 '오(O)'는 온라인(On-Line), 온에어(On-air)라는 사업의 특성과 옵티멈(Optimumㆍ최적의), 온리원(Only-one) 등 CJ오쇼핑의 지향점도 담고 있다"며 "상상력과 스토리를 더해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면서도 일관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 홈쇼핑 업계 최고의 브랜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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