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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CEO들의 새해 개인 소망은/ 안나푸르나 등정…독서 3600페이지…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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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CEO들의 새해 개인 소망은/ 안나푸르나 등정…독서 3600페이지…다이어트

입력
2010.01.0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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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CEO들에게 대부분 새해 소망은 '신년 경영계획'과 동의어이기 쉽다.

더구나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다시 한번 침체에 빠지느냐 회복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팽팽할 만큼, CEO들은 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 속에 지낸다.

실제 한국일보가 50여명의 국내 금융권 CEO에게 '새해 개인적인 소망'을 물은 결과, 대다수의 CEO들은 "경영계획 외에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을 정도.

하지만 CEO에게도 개인 생활은 있게 마련이다. 조심스레 털어놓은 CEO들의 새해 아주 소박한 개인 소망을 들어보자.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의 새해 계획은 다른 CEO들보다 스케일이 크다. 구 회장은 에베레스트 남서벽, 로체 남벽과 함께 가장 오르기 힘들다는 히말라야 3대 난벽(難壁)으로 꼽히는 안나푸르나(해발 8,091m) 남벽에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는 것은 새해 소망을 꼽았다.

물론 구 회장이 직접 정상에 도전하는 건 아니다. 산악인 박영석씨가 등반대장으로 나서는 코리안 루트 개척단의 원정대장을 맡아 해발 4,200m 베이스캠프까지 올라 원정대를 이끌 계획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4~5월 박 대장이 에베레스트 코리안 루트 개척에 성공할 당시에도 해발 5,364m 베이스캠프까지 오른 바 있는 '준 산악인'이다. 구 회장은 "고산에 오르면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면 되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CEO들에게 책은 늘 동경의 대상이다. 가까이 하고 싶지만 업무에 치이다 보면 말처럼 쉽지 않은 게 사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새해 계획으로 '꾸준한 독서'를 들었다.

평소에도 매주 1,2권 정도는 읽는 다독가(多讀家)인 윤 행장은 자신의 독서 전략을 살짝 공개했다. 매일 잠들기 전 책 10페이지씩 읽기. 그는 "하루 10페이지면 1년에 3,600페이지, 30년이면 10만페이지가 된다"며 "10만 페이지를 읽는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고 말했다.

김동수 수출입은행장 역시 금융ㆍ경제 분야를 넘어 사회 전체를 보는 안목을 키우는 노력의 일환으로 독서를 들었다. 김 행장은 "새해에는 경제계 인사뿐 아니라 각계의 다양한 인사를 만나고 역사 문화 인간심리 등에 관한 책도 읽고 싶다"며 "균형 잡힌 사고가 은행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집에서 살긴 해도 늘 24시간을 쪼개 사는 CEO에게 가족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존재'이기 십상이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 역시 CEO에겐 작지 않은 목표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새해에는 주말 행사를 가급적 줄이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싶다"고 했고 박중진 동양생명 대표도 "1주일에 이틀 정도는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거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을 위한 몸매 유지 또한 CEO에겐 중요한 목표다.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은 "몸무게를 90㎏ 이하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귀띔했고 이종휘 행장은 "허리 둘레를 33인치 이내로 유지하겠다"고 공개했다.

이 밖에 리처드 힐 행장은 "내년 크리스마스 때까지 비즈니스 미팅을 한국어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고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은 "올해로 33살과 29살이 되는 두 아들이 빨리 장가를 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손재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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