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국내 증권업계 프런티어 역할을 수행해온 삼성증권이 브랜드 전략에서도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수수료 위주의 영업에 머물 때 단기 수익성 하락을 무릅쓰고 투자은행(IB) 육성과 해외 진출 등 새 모델을 제시한 것처럼, 브랜드 부문에서도 차별화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증권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지난해 선보인 'create with you'라는 슬로건에 집약돼 있다. 박준현 사장은 "이 슬로건에는 고객과 함께 새로운 고객가치와 금융 문화를 창조하겠다는 의지와 약속을 담고 있다"며 "상품, 서비스, 임직원의 사고와 행동 기준을 브랜드 경영에 맞춰 혁신해 나가고, 타사와 확실하게 차별화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을 위해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삼성증권의 브랜드 전략은 선진 자산관리 서비스인 'POP(Platform Of Private Banking service)'로 구체화되고 있다.
'누구나 누리는 자산관리'로 통하는 서비스인 POP는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제공되던 맞춤 자산관리를 소액 적립식 투자고객에까지 확대하고, 고객 포트폴리오에 대한 성과 분석과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투자전략을 수시로 관리해 주는 서비스.
삼성증권 관계자는 "POP 도입은 그 동안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만든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또 "POP는 한국 자산관리의 수준과 투자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OP는 ▦POP시스템 ▦POP포트폴리오 ▦POP서비스로 구성되는데, 정확한 고객 성향 분석을 위한 시스템과 이에 맞는 상품 군과 투자전략, 철저한 사후관리 서비스 등 3가지 핵심 요소로 이루어 진다.
삼성증권의 모든 상담 직원(PB)이 POP에 기반해 상품을 추천하고 투자성과를 관리하며, 고객은 본인의 투자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POP보고서'를 제공 받는다.
삼성증권은 새로운 브랜드 전략의 일환인 POP 도입으로 그 동안 주로 담당 PB의 개인 역량에 의존했던 자산관리 영업이 본사 전문가그룹의 체계적 지원을 받게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펀드 판매사 이동제 등이 본격화할 경우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삼성증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서비스를 형상화하는 브랜드 전략 마련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create with you'의 경우 사전에 1년 이상 해외 전문회사의 컨설팅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임직원 및 고객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또 브랜드 경영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경영혁신팀 산하에 관련 파트를 두고 임직원 교육 및 다양한 사내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브랜드는 단지 외부에 보여 주는 이미지가 아니라 경영혁신 활동의 중심"이라며 "직원들 스스로 '브랜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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