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팬들은 올해도 얇은 지갑을 원망해야겠다. 지난해에는 거의 매달 대형 뮤지션들이 내한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하더니, 올해는 연초부터 특급 밴드와 빅 스타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 록밴드 뮤즈가 올해의 첫 귀빈이다. 1월 7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세 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티켓은 지난 연말 이미 거의 매진됐다. 2007년 초 첫 내한공연은 40분 만에 매진돼 그해 여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다시 왔다. 헤비메탈과 팝, 프로그레시브 록의 장점을 합친 장엄한 사운드의 아트 록 밴드로, "너무 잘해서 싫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초인적인 연주 실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9월 나온 앨범 'The Resistance'는 영국에서만 첫날 7만장, 한국에서도 일주일 만에 1만장이 팔려 2009년 발매된 팝 앨범 중 최단 기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뮤즈의 음악 폭풍이 채 가시기 전인 1월 18일, 2009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의 최우수 얼터너티브 록 밴드, 그린 데이가 같은 장소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1989년 결성된 이 밴드는 지금도 뜨거운 에너지로 객석을 쥐락펴락한다.
미국 록밴드 킬러스의 첫 내한공연은 2월 6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2000년대 등장한 밴드 가운데 가장 잘나가는 밴드다. 포스트펑크, 신스팝에 고딕 록, 팝, 개러지 등 80년대와 90년대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사운드로 세계를 사로잡았다.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와 더불어 현존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제프 벡(65)의 첫 내한공연도 팬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소식. 3월 20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공연한다. 2002, 2004년 그래미 최우수 록 연주상을 받은 그는 블루스 록, 재즈 퓨전, 사이키델릭 록,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자신만의 음악을 개척했다. 1965년 에릭 클랩튼의 후임으로 록그룹 야즈버드에서 활동을 시작해 70년대 초까지 여러 그룹에 있다가 이후 솔로로 활동하고 있다.
오래만에 다시 오는 반가운 밴드로 스틸 하트와 백스트리트 보이스가 있다. 록 발라드의 명곡 'She's gone'으로 알려진 스틸 하트는 2월 27, 28일 홍대 앞 V홀에서 12년 만에, 1980년대를 풍비한 보이 밴드의 원조 백 스트리트 보이스는 2월 24일 악스홀에서 16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섬세한 감성, 맑고 영롱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사랑받는 노르웨이 출신 포크록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4월 4일 내한공연은 2년 만이다.
또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전설적 록그룹 시카고 등 내로라하는 밴드와 뮤지션의 내한도 추진되고 있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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