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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작심(作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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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작심(作心)

입력
2010.01.0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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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보기 드문 강추위 속에 새해가 밝았다. 다들 새해 첫 날 이런 저런 작심을 한다. 덧없이 흘려 보낸 묵은 해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의욕이다. 작심의 내용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결국 나쁜 습관 고치고, 좋은 습관 들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작심삼일, 대개 새해의 작심은 오래가지 못한다. 나쁜 습관은 고치기 어렵고 좋은 습관은 들이기 어려운 탓이다. 흔히 인간의 자유의지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삶의 90%를 습관이 좌우한다고 한다. 성공한 사람은 좋은 습관의 주인이지만 실패한 사람은 나쁜 습관의 종이라는 말도 있다.

▦ 작심한 바가 3일을 넘기지 못할 때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의지나약을 탓한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이나 뇌 과학 전문가들은 의지 이전의 요인에 더 주목한다. 기질적으로 기분과 의지를 좌우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이 부족한 경우는 치료 차원의 접근을 권한다. 일본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이시우라 쇼이치(石浦章一) 교수처럼 뇌 구조의 문제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분자인지과학, 분자 세포생물학 등을 전공한 그는 최근 번역 소개된 <꿈이 이뤄지는 시간 30일> 에서 습관을 바꾸려면 "뇌의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이시우라 교수에 따르면 습관을 형성하는 뇌의 구조는 변화가 가능한 가소성을 갖는데, 뇌 구조를 바꾸는 데는 30일간의 지속적인 반복이 필요하다. 나쁜 습관을 바꾸거나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한 달, 즉 작심30일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연의 경우 담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뇌 구조를 만드는 데 30일이 걸린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최소한 한 달은 참고 버텨야 한다는 얘기다. 이시우라 교수는 뇌 구조 변화를 쉽게 하기 위해 '자기 포상'을 권한다. 구체적 수치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면 자신을 칭찬하는 등의 보상을 하라는 것이다.

▦ 자신에 대한 칭찬은 자기신뢰와 자기 만족감을 형성해 나쁜 습관을 바꾸고 좋은 습관을 키워가는 힘이 된다. 성경은 "좀더 자자, 좀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더 누워있자 하면 네게 가난이 강도같이 달려들며 궁핍이 군사같이 닥치리라"(잠언 24장 33, 34절)고 아침 잠자리 게으름을 경계한다. 새해부터는 일찍 일어나겠다고 철석같이 작심했더라도 강추위 속에 따뜻한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작심삼일이라고 자책만 할 게 아니라, 작은 성취에 대한 자기포상으로 자기신뢰와 자기만족감을 키워가는 것이 현명하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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