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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강제병합 100년/ 일방적 지원 관계서 대등한 경쟁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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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강제병합 100년/ 일방적 지원 관계서 대등한 경쟁자로

입력
2010.01.0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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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일본에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 온 사람들의 손에는 일제 코끼리 밥통이 들려 있었다. 세계에서 제일 인정 받는 TV 메이커는 소니였고, 소니 워크맨은 소형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를 뜻하는 보통명사로 쓰였다.

하지만 21세기가 시작되고도 10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신혼부부들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만드는 압력밥솥을 선호하고, 혼수로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만드는 평판TV와 드럼세탁기, 양문형 냉장고를 사고 싶어 한다.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등 국내 대표 수출품들은 세계 시장에서 일본 회사들과 대등하게 경쟁한다.

양국 간의 교류 변천사를 돌아보면 현재 모습은 경이적이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80년까지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자본과 기술을 일방적으로 전수 받는 입장이었다.

이 기간 동안 양국간 교역량은 연평균 30.6%씩 증가했고 전체 기술 수입 중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31.2%에 이르렀다. 특히 이 기간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17억달러) 가운데 일본의 투자 비중은 절반이 넘는 58%(9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80년대부터는 전체 직접투자 중 일본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급증하기 시작한다. 완제품 제조와 양산 기술은 날로 발전했지만 핵심 부품이나 소재, 원천기술(특허료)은 일본에 의존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에 더 많은 제품을 수출할수록 대일 무역역조는 더욱 심화해, 반도체와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에서 국내 업체들의 세계 점유율이 일본 업체들을 제친 기간인 2005~2008년 사이 누적 적자는 1,014억8,000만달러에 이르렀다.

1965년 이후 지난해까지 대일 누적 무역적자가 3,400억달러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4년 사이에 45년 동안 쌓은 누적적자의 3분의 1이 쌓였다는 결론에 이른다.

대일 무역적자는 쉽게 개선될 수 없어 더 문제다. 전체 적자의 70% 가량을 부품ㆍ소재가 차지할 정도로 이 분야 기술은 일본에 철저히 뒤쳐져 있으며, 특히 소재 분야 기술은 일본의 중소기업들이 30년 이상의 노력 끝에 개발한 것이어서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은 불황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가공조립 기업과 부품ㆍ소재 기업이 협력해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환경과 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부품ㆍ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부품ㆍ소재 산업의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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