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쟁 승자는 누구일까. 미국일까 탈레반일까. 아니면 알카에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까지는 중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으로 갈라진 아프간에 외자가 유치되면서 2년 전 아프간 아이나크 지역 구리 광산의 권리를 차지한 중국이 세계 제일의 광물 채굴국이 됐다고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관영 야금 공사는 2007년 다른 나라보다 10억달러가 많은 34억달러로 입찰, 캐나다, 유럽, 러시아, 미국 등을 제치고 이 지역 광산채굴권을 따냈다. 34억달러는 아프간 역사상 최고 외자 투자액이다. 이로써 중국은 향후 25년 동안 1,100만t에 이르는 구리를 채굴할 수 있게 됐는데 이는 중국 내 구리 추정량의 3분의 1에 해당된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수천억달러를 퍼부으며 탈레반 및 알 카에다와 전쟁을 벌이는 동안 중국은 자원확보에 나선 것이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가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실속은 중국이 챙긴 꼴이다. NYT는 "세계 제1 슈퍼파워인 미국이 안보에 신경쓰는 사이 급성장한 중국은 재정적인 면에 집중했다"고 보도했다. 프레데릭 스타 중앙 아시아 재단 의장도 NYT에 "어려운 일은 미국이 하고, 열매는 그들(중국)이 거둬들였다"고 말했다.
때문에 자원확보를 위한 중국의 야심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굴권 가격 34억달러 중에는 뇌물을 비롯해 아프간 발전을 위해 이 지역에 학교와 도로 심지어 사원까지 건설해주는 비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러한 대가도 중국이 현명하다는 증거라고 NYT는 전했다. 중국과 협력하고 있는 누르자만 스타니크자이는 "중국은 협상 때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는 등 매우 우호적인 반면, 미국은 총을 들고 나오는 등 위압적"이라고 말했다.
이 곳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은 이라크에서도 미 기업들보다 더 많은 석유를 차지했으며, 이란에서도 천연가스를 확보하는 장기 협약을 체결했다. 파키스탄과 아프리카에서도 석유 및 가스를 확보했다. 총 한번 쏘지 않고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이다. NYT는 "미국이 서남아 지역을 안보 위협 지역으로 봤다면, 중국은 기회로 여겼다"고 꼬집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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