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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테러 방지 구조적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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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테러 방지 구조적 실패"

입력
2009.12.3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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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 노스웨스트 항공기 테러 기도 사건과 관련 "(정보 체계의) 구조적인 실패"라고 시인하고 신속한 대책 마련을 다짐했지만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정보 당국이 용의자의 테러 조짐을 사전에 파악한 정황이 속속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이를 규탄하는 공화당의 공세도 거세지는 등 미국은 바야흐로 테러정국에 돌입하고 있다.

30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정부는 테러 발생 이전에 알 카에다 지도자들이 "나이지리아인이 테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대화를 나눈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AP통신도 이날 미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당국은 이번 항공기 테러 용의자인 나이지리아 출신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가 1명 이상의 알 카에다 조직원과 나눴던 대화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용의자의 아버지가 미 정보 당국에 아들의 위험한 계획을 알리려 끊임 없이 노력했던 상황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 CNN은 "아버지는 나이지리아 주재 미 대사관의 중앙정보국(CIA) 직원과 두 번 만나 아들의 성향에 대해 경고했고 한 번 이상 전화통화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정보는 미국 내 CIA 본부까지 전달됐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휴가지인 하와이에서 성명을 통해 "용의자의 아버지가 아프리카 내 미국 관리에게 아들의 급진적 시각에 대해 사전에 알렸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테러 기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음에도 정보를 제대로 분석 종합 하지 못해 참사를 맞을 뻔 했다"고 말했다.

테러 직후의 성명에 이어 오바마가 재차 성명을 낸 것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결과다. 특히 재닛 나폴리타노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27일 "(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으며 비행기의 승객과 승무원은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한 것이 '책임 회피'라는 비난 목소리를 들끓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미 당국의 '정보실패'가 속속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공화당은 날 선 공격으로 이번 사건을 정치쟁점화 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피터 호에크스트라(공화당) 의원은 "미국에 대한 실질적 위협을 정부가 무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공화당은 관련 정보 입수 후 정부가 용의자를 즉각 탑승 불가 리스트에 올리지 않은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용의자 압둘무탈라브는 사건 당시, 테러와 연계됐을 개연성이 의심되는 56만명의 명단에만 포함돼 있었다.

한편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조직이 이번 테러 기도의 배후임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예멘에 대한 미국의 보복 공격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CNN방송은 "미국과 예멘 정부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보복 공격을 위해 예멘 내 새로운 공격 목표물을 탐색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29일 보도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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