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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전문가 10인에게 올해의 감독·배우 물었더니/ '마더'의 봉준호·김혜자, 역시나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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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전문가 10인에게 올해의 감독·배우 물었더니/ '마더'의 봉준호·김혜자, 역시나 'Good~'

입력
2009.12.31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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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봉준호, 김혜자였다. 한국일보가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5명, 영화평론가 5명 등 국내 영화전문가 10명에게 물어본 결과 올해 최고의 감독은 봉준호, 최고의 배우는 김혜자가 꼽혔다. 설문에 참여한 영화전문가들은 각각 올해의 감독과 배우 2명씩을 추천했다.

봉 감독과 김혜자는 '마더'에서 연출과 연기의 앙상블을 이뤘다. '마더'는 살인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어리숙한 아들(원빈)을 석방시키려는 한 엄마(김혜자)의 '소름 끼칠 정도'의 모성애를 그렸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최우수작품상,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등 국내외에서 숱한 상을 수상하며 영화적 성과를 인정 받았다.

10명 중 8명이 봉준호 감독 꼽아

영화전문가 10명 중 8명이 봉준호 감독을 올해의 감독으로 꼽았다. 새로우면서도 대중적 흡입력을 지닌 '마더'에 대한 높은 평가가 작용했다.

영화평론가 황진미씨는 "봉 감독의 '마더'는 엄청난 역설과 문제의식을 품고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접근 방식을 취했다.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사회의 황폐함을 정확하게 지목하는 진보성을 지녔다"고 호평했다. 박진형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마더'는 볼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더해준다. 올해 한국영화 중 유달리 입체적인 영화적 경험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영화평론가 김영진 명지대 교수는 "누구도 보고 싶지 않은 강박적인 모성의 진실을 보여준, 올해 가장 멀리 나간 영화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봉 감독에 이어 표를 많이 받은 감독은 박찬욱, 양익준(각 3표)이었다. '박쥐'로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 감독에 대해 황혜림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박쥐'는 지적이며 매혹적인 장르의 변주와 스타일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독립영화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에 대해서는 "가장 뜨거운 작품을 연출한 가장 뜨거운 배우"(이상용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라는 평가가 따랐다. 폭력의 사회적 악순환에 갇힌 한 용역 깡패의 삶을 그린 '똥파리'에서 양 감독은 주연까지 겸했다.

3년 만에 1,000만 관객 신화를 만들어낸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은 2표를 얻었다. 평론가 전찬일씨는 "폭발적인 대중성을 획득하면서 어느 정도 영화적 성취도 이뤘다"는 평가를 했다.

"올해 최고의 매력적인 캐릭터" 김혜자

김혜자는 칸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으나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대중적 성향이 강한 국내 주요 영화상에서는 홀대를 받았다. 그러나 영화전문가 10명 중 7명이 그를 올해의 배우로 선정했다. "국내 영화상들이 상 자체의 흥행을 위해 나이 많은 김혜자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배제했다"는 충무로의 뒷말이 설득력을 얻을 만도 하다.

김영진 교수는 "과연 캐릭터를 제대로 나타낼 수 있을까 우려될 정도로 굉장히 과잉된 연기를 했다. 그러나 그 과잉이 오히려 인물의 복합적인 심정을 뽑아내 정말 놀랍다"고 평가했다. 이주연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마더'에서 우리 모두의 엄마 같은 외양과 뜨거운 모성애의 연기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며 "올해 최고의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호평했다.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 없는, 명불허전의 압도감"이라고 극찬했다.

김혜자에 이어서는 '박쥐'의 송강호(3표)가 꼽혔다. 그는 어느 날 잘못된 수혈로 뱀파이어가 된 뒤 친구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는 신부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표현했다. 평론가 정지욱씨는 "선악의 구분이 되지 않는 듯한 역할을 하면서도, 선악을 명확히 표현해냈다. 인간적이면서 인간적이지 않은 모습을 한꺼번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해운대'와 '내 사랑 내 곁에'에 출연한 하지원(2표)이 송강호의 뒤를 이었다. "오로지 배우 자신의 존재감으로 영화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배우"(박진형 프로그래머), "그 동안 열심히 했는데도 연기를 인정받지 못했다"(전찬일씨)는 평가를 받았다.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

▦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박진형(부천판타스틱영화제), 유운성(전주영화제), 이상용(부산영화제), 이주연(아시아나단편영화제), 황혜림(서울환경영화제)

▦영화평론가 김영진, 오동진, 전찬일, 정지욱, 황진미(이상 가나다 순)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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