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경인년(庚寅年) 새해다. 전국 해돋이 명소에는 사람이 몰려들어 새로운 한 해의 출발을 경축하고 새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질 것이다. 수많은 꿈이 새해와 함께 시작되는 셈이다.
해돋이를 하면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건강을 돌보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다짐이다. 하지만 대부분 작심삼일(作心三日)에 그친다. 이는 자신의 생활습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목표를 너무 크게 정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혹독한 경제 한파 속에서 움츠렸던 마음의 기지개를 펴고 새해에는 실천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국인의 사망률 1위 질병은 암이다.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아주 높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 뒤 발견되는 경우가 아직 많다. 작은 증상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건강검진도 꼭 필요하다. 건강검진은 건강한 삶을 사는 최소한의 투자다. 건강검진은 1, 2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으며, 특히 40대 이상은 매년 받아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건강 화두는 단지 오래 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국민의 삶의 질은 좋아지고 국가 경쟁력도 높아진다.
또한 새해에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하나씩 고쳐나가는, 실천 가능한 자신만의 건강 관리 계획표를 만들어 보자.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싱겁게 먹자. 전 세계의 장수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비결은 소식(小食)이다. 식사할 때 조금 부족하다 싶을 정도의 절제된 식사가 우리 몸에 좋다. 채소 현미 잡곡 과일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인스턴트 식품은 가급적 삼가자. 고칼로리와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은 적게 먹고 물을 자주 마시자.
신종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손 씻기도 생활화하자. 몸의 면역력을 키우려면 하루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또한 금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직도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새해에는 반드시 금연 실천에 도전해 보자.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는 말처럼 긍정적 사고는 우리의 건강을 증진한다. 평소 불평하지 않고 감사하며 사는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불안한 감정은 교감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우리 건강을 해치지만 웃음은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면역력을 높인다.
인류의 공동 목표인 무병장수(無病長壽)의 비결은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에서 출발한다. 경인년 새해에는 우리 건강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건강 지키기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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