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8위, 그러나 금융권 여신규모로는 '빅5(5위)'에 속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은 물론, 회복세에 접어든 경제 전반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어느 정도 예고됐던 사안인 만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고 은행들 역시 '이미 대비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결과를 예단키는 힘든 상황이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호그룹의 금융권 총 여신규모는 15조7,000억원. 이 가운데 대출채권은 10조1,000억원이고 회사채ㆍ기업어음(CP) 등 유가증권이 1조2,000억원 등이다.
이와는 별도로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금융권 풋백옵션 보유분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날 워크아웃을 선언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여신은 당장 금융권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2개사의 직접여신은 은행권 2조3,000억원을 포함한 3조원 규모. 여기에 풋백옵션과 PF보증을 합치면 8조4,000억원이나 된다.
금융위는 두 업체의 워크아웃으로 금융권이 당장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이 1조7,000억원(은행권은 1조2,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0.1%포인트 떨어지고 부실채권비율 역시 0.24%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부실채권비율을 1%대로 낮출 것을 권고한 상황은 차질이 예상되고, 은행 순이익 역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금융사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확대되면서 자금시장이 위축되고 향후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까지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경제 전체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남아있던 '금호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차제에 제거된다는 측면에선 오히려 순기능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 동안 시장 불안요인이었던 풋백옵션 문제 등이 매듭지어짐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면서 "향후 금호그룹에 대한 여신이 많은 금융회사의 건전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구조조정기금과 채권시장안정펀드, 은행자본확충펀드 등을 통한 시장안정을 적극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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