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해묵은 갈등이 풀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3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6차 이사회를 열고 최근 두산과 LG가 '서울영업권' 분배 명목으로 히어로즈에서 건네 받은 30억원(각 15억원)을 KBO 통장에 입금하는 데 합의했다.
이날 오후 두산과 LG는 KBO 통장에 30억원을 입금했고, KBO는 이 돈 가운데 야구발전기금 10억원(각 5억원)을 제외한 20억원을 두 구단에 분배했다. 이에 따라 두산과 LG는 지난 6월 히어로즈에서 12억원씩을 받은 데 이어 '서울영업권' 분배 명목으로 총 22억원씩을 챙기게 됐다.
KBO는 또 30억원 가운데 나머지 10억원에다 이달 중순 히어로즈가 KBO에 입금한 6억원을 보태 총 16억원을 SK에 지급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KBO는 지난해와 올해 2년에 걸쳐 히어로즈에서 받은 가입금 120억원 중 60억원(두산 LG 각 22억원, SK 16억원)을 세 구단에 분배하는 한편 55억원은 야구발전기금으로 적립하게 됐다. 5억원은 현대 유니콘스 정산 과정에서 사용했다.
두산 LG SK의 가입금 갈등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6년 인천을 연고로 출범한 현대는 2000년 SK가 창단하자 연고지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SK에서 54억원을 받았다. 현대는 이 돈을 기존 서울구단인 LG와 두산에 27억원씩 나눠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1년 야구단의 대주주였던 하이닉스 반도체가 경영난을 겪자, 현대는 54억원을 운영비로 사용해 버렸다. 이후 현대는 지난해 초 해체되기 전까지 표면적인 연고지는 서울, 실제로는 '무연고 구단'으로 전락한 채 수원에 어정쩡하게 머물러야 했다. LG와 두산한테는 "서울 연고지 이전 대가를 지불하라"는, SK한테는 "54억원을 돌려달라"는 압박에 시달렸다.
이사회 직후 신영철 SK 사장은 "오늘로 해묵은 문제가 해결됐다. SK가 가장 큰 피해자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도 "프로야구의 오랜 갈등에 종지부가 찍히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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