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41) 효성 사장이 해외 부동산 불법 취득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초 검찰이 효성그룹 해외 부동산 취득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조 회장 일가가 사법처리되기는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함윤근)는 30일 조 사장이 미국의 호화빌라 지분을 사들이고도 관련 당국에 신고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사장은 2007년 1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카운티에 있는 발렌시아빌라 2채의 지분 8분의 1씩을 합계 85만달러에 취득한 사실을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의무 위반의 공소시효는 3년이어서 내년 1월 9일 만료된다.
그러나 이번 의혹의 핵심인 자금 출처는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아 계속 조사 중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시효 완성일이 임박한 부분만 우선적으로 불구속 기소했다"며 "조 사장 관련 다른 의혹들에 대해선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광범위한 방법을 통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밖에 다른 부동산 5건 취득 의혹도 받고 있으나, 모두 2007년 이전의 일들이어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의 3남인 조현상 전무가 지난해 8월 하와이에 있는 262만달러짜리 고급 콘도를 사들인 데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공소시효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자금 출처 등 추가 조사를 거쳐 다른 혐의가 드러날 경우 함께 처리할 방침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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