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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타이어 워크아웃 추진 배경·전망/ '무리한 몸집불리기'하다 금융위기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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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타이어 워크아웃 추진 배경·전망/ '무리한 몸집불리기'하다 금융위기에 휘청

입력
2009.12.3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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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승자의 독배'를 마시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연내 대우건설 매각이 사실상 물건너간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생존마저 위태로운 금호그룹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무리한 몸집 불리기에서 시작됐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금융위기라는 복병을 만나자, 그룹이 당초 예상했던 시너지 효과는 사라졌다. 특히,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에게 약속했던 풋백옵션(매도 선택권)이 치명타였다. 풋백옵션은 금호그룹이 당시에 이들 투자자로부터 주식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는 대신에 주가가 특정 가격(3만2,500원)을 밑돌면 되사주기로 한 것. 결국 이런 약속은 풋백옵션 인수주체인 금호산업을 포함한 금호그룹에 4조원의 유동성을 필요로 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줄줄이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날 풋백옵션 인수주체인 금호산업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한 단계(BBB→BBB-) 낮췄다. 풋백옵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하고, 운전자본과 차입금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게 등급 하락의 이유다. 앞서 24일에는 한국기업평가가 금호산업 등급을 내리는 한편, 계열사인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 대한통운, 아시아나항공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려놨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불가피

채권단이 검토하고 있는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방향은 계열사 해체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강한 수준이다. 기존 인수했던 계열사들(대우건설ㆍ대한통운)을 내놓도록 하고, 풋백옵션 상환의 의무가 있는 금호산업과 부채가 많은 금호타이어를 워크아웃에 집어넣는 것이다. 금호산업의 경우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손실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 3분기말 자기자본(1조1,53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 자본 잠식이 불가피한 수준이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금호그룹으로부터 워크아웃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회의를 거쳐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자본금을 메꾸기 위한 출자전환 등을 통해 경영권도 채권단에 넘어가게 된다.

금호그룹의 전체 금융권 부채는 약 18조원으로, 이 중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유한 풋백옵션을 제외하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부채는 각각 2조원과 1조6천억원이다. 물론, 채권단이 영구히 경영권을 갖는 것은 아니며, 과거 SK네트웍스처럼 구조조정 후 경영권을 오너에 되돌려 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나리오는 대주주의 사재출연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판단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일단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사모펀드(PEF)를 만들어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금호생명에 대해서는 당초 인수주체인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서둘러 구조조정에 나설수록 시장과 그룹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정상적인 계열사들은 살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세부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좀 더 구체적으로 금호그룹 측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기수기자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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