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기획사 이다의 신년은 벌써 시작됐다. ㈜이다 엔터테인먼트는 26일 2010년 전반기에 선보일 연극 무대 계획을 밝혔다.
운을 뗄 작품은 극단 오늘의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시즌2'. 1996년 연극으로 선보인 이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이 작품은 2007년 뮤지컬로 탄생하는 등 계속적으로 관심을 받아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것은 연극 버전으로, 이 작품을 쭉 공연해 온 연출자 위성신의 관록이 돋보일 무대다. 다섯 커플이 보여주는 갖가지 사랑의 양태가 잔잔히 펼쳐진다. 2010년 1월 5~2월 28일 소극장축제. 오주석 김재환 등 출연.
극단 전망이 공연하는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가 뒤를 잇는다. 전원에서 조용히 살던 바냐에게 퇴임 교수와 젊은 아내가 오면서 안온한 생활이 흔들리는 과정을 그린다. 사실주의 연극이지만 무대 어법은 현대적이다. 소품을 극히 제한하고, 상징적인 공간을 배치하는 등 저간에 공연돼 온 '바냐 아저씨'와는 궤를 달리 한다. 심재찬 연출, 김명수 김수현 등 출연. 1월 7~1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아르코예술극장이 2010년의 첫 작품으로 택한 무대다.
극단 숲의 '미스 줄리'가 기다린다. 체호프가 근대 리얼리즘의 대가라면 '미스 줄리'를 쓴 스웨덴 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는 자연주의의 상징으로 추앙 받는 스웨덴 극작가다. 젊은 귀족 여인, 그녀의 아버지가 거느린 하인 사이에서 벌어진 성관계를 모티프로 작가가 지어낸 또 하나의 현실이다. 백작의 딸인 미스 줄리는 몰락해 가는 귀족의 처지를 상징하지만, 성과 계급 갈등과 물려 복잡한 양상을 만든다.
남성과 여성, 귀족과 하인, 이상과 현실, 빈부 격차 등 갈등과 갈등으로 이뤄진 이 긴장의 무대를 빛나게 하는 것은 배우들 간에 쉼 없이 주고 받는 대사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원색의 옷을 입은 배우가 자아내는 현대적 감각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장익렬 연출, 장준학 이은미 등 출연. 2010년 1월 12~24일 청운예술극장
1월의 마지막을 장식할 무대는 일본 작가 쓰시다 히데오의 '억울한 여자'. 한적한 일본의 한 지방 도시 커피숍을 배경으로 인간 관계, 욕망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극단 전망이 만든 이 무대는 일상 속의 미묘한 폭력성을 드러낸다. 2001년 일본에서 초연돼 2007년 국립극장에서 열린 '현대 일본 희곡 낭독 공연'을 통해 국내 팬들의 관심을 샀던 무대다. 이번 무대의 연출자 박혜선은 낭독 대본을 접하고 원작자를 만나는 등 국내 공연에 의욕을 보여왔다. 이지하 박윤희 등 출연. 1월 28~2월 28일 대학로 문화 공간 '이다'.
공연 기획 제작사 이다는 2007년 대학로에 문화 공간 이다를 개관한 데 이어 최근 아트원씨어터를 열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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