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1주년(27일)을 맞아 봉쇄 장벽 너머까지 평화행진을 하겠다는 42개국 1,300여명의 시위대가 이집트로 속속 집결하고 있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는 행진을 불허하고 강제해산에 나섰다. 이에 항의, 2차대전 유대인대학살 생존자인 미국시민 헤디 엡스타인(85)을 비롯한 할머니들이 평화행진 참가중 단식투쟁에 돌입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엡스타인씨는 카이로 유엔사무실 앞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전세계에서 모인 500여명의 시위대와 연좌농성을 하면서 "단식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어떤 결과도 각오하고 있다"고 결연함을 보였다고 AF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이집트 국경 라파에서 봉쇄장벽 너머 가자지구까지의 평화행진 허용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집트 정부는 정상회담을 위한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의 29일 카이로 방문 등 시기상 문제 등을 들어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집트 경찰은 27일 밤 알아리쉬 에서 행진대 30여명을 체포, 지금까지 구금하고 있으며, 이집트인들의 동조시위를 막기 위해 곳곳에서 이들을 차단하고 있다고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특히 28일에는 프랑스 시위대 300여명이 카이로 주재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이집트 경찰에게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는 2007년 팔레스타인 강경파 하마스가 장악한 이후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의해 봉쇄됐다. 지난해 전쟁으로 대부분의 생활기반 시설이 파괴됐음에도 의약품 외에는 외부 공급이 끊긴 상태여서 가자 주민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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